상점과 거리에서 흘러나오는 캐럴과 밤거리를 수놓은 성탄절 장식의 반짝이는 불빛이 왠지 모르게 우리를 설레게 하는 계절입니다. 숨 가쁜 일상으로 하루하루를 달려온 우리는 어느새 올해의 끝자락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소중한 사람들과의 송년회, 파티, 여행, 우리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일 년을 돌아보고 한 해를 떠나보내는 아쉬움을 나누기도 합니다.
대전신세계갤러리는 2023년 연말을 맞이하여 신비로운 상상의 세계가 펼쳐지는 전시 <환상여행>을 기획하였습니다. 박현곤, 유선태, 차민영, 세 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다양한 매체와 방식으로 만들어낸 초현실적 공간 속으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박현곤 작가의 작품 속, 창(窓) 너머로 색색의 조명이 밝힌 가상의 미니어처 공간이 보입니다. 식탁 위 잘 차려진 식기들과 텅 빈 방에 홀로 놓인 가구와 조명으로 가득한 환영(illusion)은 현대 문명의 풍족함 그 이면에 대한 사유로 우리를 이끄는 듯합니다.
섬세하고 아름답게 묘사된 유선태 작가의 초현실적 작품들은 작가의 내면과 심상의 조각들로 메아리칩니다. 작품 속 일상적 사물들은 2차원과 3차원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부유하고, 그 그림 위에 ‘말’과 ‘글’이라는 단어가 덮여 몽환과 명상의 세계로 인도합니다. 그림 안의 세상은 멈춰 있지만, 그림 안에 서 있는 관찰자이자 자아인 화가와 꿈꾸듯이 과거, 현재, 미래를 여행할 수 있습니다.
차민영 작가는 가방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단편부터 광활한 자연과 우주까지, 수많은 이야기를 건넵니다. 우리는 공간에 대한 작가의 사색이 담긴 가방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잊혀진 기억 속 어디론가 잠시 시간 여행을 떠나보기도 합니다.
세 명의 작가가 만들어낸 현실 너머의 꿈과 판타지를 함께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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