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갤러리는 독일 마가레텐회에(Margaretenhöhe) 공방의 설립 100주년을 기념하며 공방에서 제작된 생활자기 1,300여 점과 공방을 이끌고 있는 이영재 작가의 도자 작업 70여 점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쓰임: 100년 공방 마가레텐회에와 이영재>展을 개최합니다.
마가레텐회에는 1924년 독일 에센 지방에 설립된 생활자기 공방입니다. 마가렛 꽃이 많은 동산이라는 뜻의 마가레텐회에는 노동자를 위한 아름다운 물건을 만들자는 ‘바우하우스(Bauhaus)’의 이념을 계승하여, 아름다운 형상만큼이나 ‘쓰임’을 고민한 실용적인 도자기를 만들어 왔습니다. 실사용에 편리하면서도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갖추도록 표준화한 형태와 여섯 가지 유약은, 마가레텐회에 특유의 아름다움의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마가레텐회에를 이끌고 있는 것은 1972년 독일로 건너가 도예와 미술사를 공부하고, 도예 작가로서 독보적 가치를 인정 받은 이영재 작가입니다. 1987년 마가레텐회에의 대표가 된 그는 2006년에 공방을 인수하여 유럽을 대표하는 도자 공방으로 운영 중입니다. 이영재 작가와 마가레텐회에는 한국의 도자 전통 특유의 정서와 바우하우스적 실용미를 결합하여 실용적이면서도 아름답고, 한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그래서 오래 볼수록 더욱 좋은 자기를 제작해 왔습니다. 마가레텐회에의 생활자기는 벨기에와 요르단 왕실의 식기 세트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영재 도자기는 미국의 무대 연출가 로버트 윌슨이 애장하는 그릇이자, 독일 쾰른 성 베드로 성당의 미사용 성배로 쓰이고 있습니다.
전통미가 느껴지는 ‘사발’이나 두 개의 사발이 합쳐져 만들어지는 ‘방추 항아리’는 한복의 굽은 선의 맵시와 같은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변화시킨 적절한 예로 이영재 작가를 대표하는 도자 작품입니다. 동양인 도예가 최초의 독일 뮌헨 현대미술관 대규모 초대전 ‹1111›과 유럽 최대 규모 갤러리인 칼스텐그레브갤러리 ‹이영재 초대전›은 오늘날 이영재 작가의 위상을 보여줍니다.
쓰는 사람에 따라 용도가 달라지는 이영재의 사발과 항아리, 그리고 삶의 공간을 또 다른 풍경으로 변화시키는 마가레텐회에의 생활자기까지.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겸비한 특별한 도자기를 선보는 이번 <쓰임: 100년 공방 마가레텐회에와 이영재>가 바쁜 생활 속 작은 쉼표가 되고, 그 쉼표가 앞으로의 일상에 아름다움을 더하는 변화의 시작점이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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