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크리트 티라바니자, 박서보와 윤형근 등 국내외 거장들을 다뤄온 신세계갤러리가 이번 전시에서 스트릿 씬에서 성장해 온 사진가 RK의 작품세계를 소개하고 그와 결을 함께하는 아티스틱 크루들을 초대하여 새로운 현대미술의 단면을 소개합니다.
최근 미술계의 동향을 보면 ‘예술을 위한 예술’이라는 지상명령은 무색해지며, 순수예술과 서브컬쳐의 경계 나누기 또한 동시대에 있어 모호한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케니 샤프나 카우스처럼 일명 거리미술을 하던 이들이 미술계 내에 포섭될 뿐 아니라 미술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 왔습니다.
일본은 이러한 스트릿 씬의 최전선에 서 있는 나라입니다. 우라-하라주쿠 세대라 불리는 이들이 스트릿 씬을 하이 컬쳐로 끌어올려 지난 10여 년간 세계 패션 시장은 물론 미술계까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패션계에서는 겐조의 수석 디자이너가 된 니고, 블랙핑크와 협업한 베르디 등이, 미술계에서는 아야코 로카쿠를 위시한 키네, 하나이 유스케 등이 이러한 맥락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 경계를 넘나들며 순수미술의 높은 상아탑을 위협할 수 있을 정도의 영향력을 갖추게 된 데에는 SNS의 등장이 결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관객과 작가는 스마트폰과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대면하며 이제껏 없었던 새로운 소통의 장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RK의 대표작들과 한국에서 촬영된 사진들을 모은 개인전을 중심으로 RK와 함께 즐거운 예술적 해프닝을 추구하는 동료 아티스트들이 함께하는 전시입니다. 이 전시를 꿰뚫는 키워드는 바로 즐거움입니다. 유니클로 UT의 아티스틱 디렉터인 쿄스케 가와무라는 RK의 사진을 난도질하여 콜라주 했고, 가면 속에 정체를 감춘 아티스트인 Coin Parking Delivery는 RK의 사진에 마음껏 낙서하여 오마주를 표했습니다. 소모된 거푸집을 재생하여 영구적인 작품으로 변모시킨 Nice Workshop의 아트퍼니처와 BALANSA의 굿즈, 분더샵 Casestudy의 스트릿 감성의 MD, KINGMCK이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낸 BGM 등의 장르를 초월한 다양한 요소들은 분더샵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자유로운 편집의 감성을 그대로 담아냅니다.
미술적이라 칭해지지 않았던 것들을 미술로 만들어가는 영역에 있어서는 일종의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트릿 씬의 작가들의 협업을 감상하며 그들의 아이디어와 꿈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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