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세계갤러리는 여름과 청춘을 주제로 한 기획전 《Youth of Summer》를 개최합니다. 청춘靑春, 푸른 봄이라는 어원이 무색하게 젊음의 속성은 따뜻한 봄보다는 뜨거운 여름을 떠올리게 합니다.
때로는 사소해 보이는 일에 모든 것을 걸어보고, 일상에서 벗어나 훌쩍 여행을 떠나기도 하는 시기. 과감함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이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사랑의 감정이 피어오르고, 서로의 마음이 닿았을 때의 짜릿함과 어긋났을 때의 슬픔이 공존하는 시기. 수많은 도전과 좌절, 사랑과 우정, 다툼과 화해까지, 우리가 겪게 되는 이 모든 경험이 쌓여 청춘을 이룹니다.
청춘의 수많은 사건이 여름에 일어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일년 중 낮이 가장 긴 시기, 더위를 피해 떠난 바다와 산, 머나먼 이국에서, 때로는 일상을 견디게 하는 에어컨 바람 앞에서 평생을 간직할 인연과 추억이 만들어집니다. 여름의 청춘은 밤에도 멈추지 않습니다. 밤바람을 쐬며 나눈 이야기들이 내일을 살아갈 힘을 주기도 합니다.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마시던 음료병 위에 맺힌 물방울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시원한 추억들로 남기도 합니다.
어쩌면 오직 여름만이 청춘의 열기에 비견할 수 있는 계절이라고 말하는 것이 옳을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사람에게 누구보다 뜨겁게 다가가고, 폭풍우 속에 놓인 것처럼 한바탕 울음을 쏟아내기도 하는 청춘의 열정은 둥지를 벗어나 스스로의 힘으로 세상과 맞서는 불안을 딛고 생존하기 위해 갖게 된 우리의 가장 강력한 무기일 것입니다.
정고요나 작가의 작품에 포착된 청춘들은 오타 작가의 작품과 같은 화려함과 김은영 작가의 작품에 담긴 불안과 고독을 함께 품고 있습니다. 그 모든 것은 함주해 작가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도 하지요. 청춘을 함께할 이가 있다면 어려움을 더 빠르게 헤쳐 나가고, 기쁨은 더 커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우성 작가의 작품 속 어깨동무를 한 인물들처럼 말입니다. 싸비노 작가가 만든 해변의 풍경은 청춘의 여름을 전시장 외부까지 확장합니다. 다가올 청춘의 여름을 기다리는 이, 지난여름을 추억하는 이, 그리고 지금이 여름임을 미처 깨닫지도 못할 정도로 뜨거운 청춘을 보내고 있을 모든 이들을 이번 전시에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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