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세계 개점 30주년을 맞이한 2025년 여름, 광주신세계갤러리는 스트리트 아트를 주제로 한 여름기획전 《Street of Summer》를 개최합니다. 1960년대 후반 뉴욕의 하위문화, 저항의 태도, 불법적 표현에서 비롯된 ‘스트리트 아트(Street Art)’는 오늘날 주류 문화와 제도권 예술, 상업 영역에까지 스며들며, 현대문화가 추구하는 ‘쿨함’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스트리트 아트는 뉴욕의 젊은이들이 스프레이나 마커로 거리 곳곳에 자신의 서명과 표식을 남긴 ‘라이팅(Writing)’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 새로운 문화현상은 곧 ‘그래피티(Graffiti)’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고, 노출된 거리 환경에서 빠르게 완성해야 하는 제약 속에서도 자신만의 서명이나 캐릭터를 브랜드화하며 독창적인 예술성을 꽃피웠습니다. 1980년대에는 장 미쉘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와 키스 해링(Keith Haring)이 캐릭터 아이콘을 활용한 작업으로 주목받으며 거리 예술을 미술계 중심 무대로 끌어올렸습니다. 이후 1990~2000년대에는 뱅크시(Banksy)를 비롯한 작가들이 ‘스트리트 아트’란 이름으로 주목받았고, 2010년대는 다양한 배경의 작가들이 도시 환경과 스트리트 감성을 반영한 ‘어반 아트(Urban Art)’의 흐름을 만들었습니다.
스트리트 아트는 거리의 다양한 하위문화와 함께 진화해 왔습니다. 그 기원은 펑크 문화의 저항정신과 맞닿아 있으며, 힙합과는 서로를 형성하는 뿌리이자 결과로, 디제잉, 브레이크댄스, 스케이트보드, 거리 패션 등과 함께 ‘스트리트 컬처’라는 고유의 감성을 일궈왔습니다. 만화와 게임 같은 대중문화는 팝아트와 스트리트 아트 사이에 강한 연결고리를 형성하였으며, 힙합 문화의 영향을 받은 K-pop 역시 그래피티를 비롯한 스트리트 감성을 적극 수용하며 자신만의 스타일로 변주해왔습니다. 스투시, 슈프림과 같은 브랜드가 스트리트 감성의 대중화를 이끌었고, 전통적인 명품 브랜드들 또한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하며 거리의 하위문화는 어느새 주류의 경계까지 넘어서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항의 상징들이 제도 속에 포섭되는 역설이 생겨났지만, 거리 문화의 매력에 이끌린 새로운 세대는 또 다른 방식의 저항과 표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Street of Summer》에는 광주를 비롯해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트리트 아트 작가 7인/팀이 참여하여 광주신세계갤러리를 스트리트 아트로 가득 찬 거리로 재구성했습니다. 이들은 거리의 빈 벽을 자신의 서명과 캐릭터로 채우는 동시에, 갤러리와 미술관 전시에 참여하고, BTS, 블랙핑크, 에스파 등 K-pop 아티스트, 에르메스, 나이키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창의적 감각을 확장해 왔습니다. 스트리트 아트로 재구성된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여름의 무더위도 막을 수 없는 역동적이고 자유로운 예술의 에너지를 함께 경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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