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P TO ITALY
지중해의 물과 바람, 시간을 가득 품은 이탈리아 음식은 여행을 대신할 만한 기쁨을 준다.
2021/10 • ISSUE 40
editor Kim Joohye 객원 에디터
photographer Sim Yunsuk
stylist Kim Jinyoung illustrator Hur Heekyung
advisor Cho Janghyun ‘치즈플로’ 셰프
Essential Ingredients
DOP (Denominazione di Origine Protetta) 원산지 보호 표시
특정 지역에서 재배, 사육, 수확된 농산물이 가공되어 제품이 될 때 모든 공정이 특정 지역에서 이루어졌음을 인증한다.
IGP (Indicazione Geografica Protetta) 지리적 보호 표시
특정 지역에서 재배, 사육, 수확된 농산물이 가공되어 제품이 될 때 적어도 하나의 공정이 특정 지역에서 이루어졌음을 인증한다.
STG (Specialita Tradizionale Garantita) 전통 특산물 보호 표시
산지를 한정하지 않고 전통적인 원재료와 가공 방식으로 이루어진 제품임을 인증한다.
이탈리아 리구리아 지역은 바질, 올리브유, 마늘의 생산지로 이 재료들에 견과류와 치즈를 더해 작은 절구에 빻은 페스토 소스가 발달했다. 숏파스타에 비벼내기만 해도 요리가 된다.
토마토가 이탈리아 요리의 필수 재료가 된 건 16세기 이탈리아 남부 지역에서 토마토를 재배하면서부터다. 산 마르자노 품종이 맛있기로 유명하고 말려서 절여두면 활용하기 좋다.
소금은 파스타를 삶을 때 외에도 요긴하게 쓰인다. 말린 허브를 섞은 소금은 스테이크에, 트러플 향이 더해진 것은 버섯 요리나 젤라토에 살짝 뿌리면 풍미를 더해준다.
형태가 온전하고 크기가 큰 것이 맛있다. 오일 베이스의 파스타에 넣으면 감칠맛을 내고 스테이크용 가니시로 채소를 볶을 때 사용해도 간을 더해주어 좋다.
조금만 넣어도 칼칼한 매운맛을 내는데, 비슷한 모양의 베트남 고추보다 맛이 풍부해 이탈리아 요리에는 페페론치노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품종에 따라 지방과 과육의 함유량이 다른데, 대부분 그린 올리브가 식감이 단단하고 아삭하다. 타키아스카, 벨라 디 체리뇰라 품종을 주로 먹는다.
Salume
이탈리아의 아주 오래된 저장 식품이자 고유한 맛을 지닌 가공육을 소개한다.
이탈리아 칼라브리아 지역에서 즐겨 만든다. 돼지고기와 지방을 50:50 비율로 갈아낸 다음, 각종 향신료와 칼라브리아 고춧가루를 섞어 2~3개월쯤 숙성한다. 스프레드 형태로 빵에 발라 먹을 수 있고 토마토소스에 넣어 매운맛을 내기도 한다.
살루메를 만들고 남은 살코기와 지방을 갈아 발효, 숙성한 것. 소금, 후추만 넣은 것은 ‘제노바 살라미’, 펜넬시드를 넣으면 ‘피노키오나 살라미’, 소고기를 섞어 사용하면 ‘밀라네제 살라미’가 된다.
돼지 뒷다리를 염장하고 매달아 1~3년에 걸쳐 숙성시킨다. 익히지 않고 염장하면 ‘프로슈토 크루도’, 익힌 것은 ‘프로슈토 코토’인데 얇게 슬라이스할수록 입안에서 지방이 부드럽게 녹아 맛있다.
돼지 앞다리, 어깨 부위를 염장해서 익힌 햄으로 뒷다리로 만든 ‘프로슈토 코토’와 비슷하다. 훈제해서 풍미를 끌어올리기도 하는데 부드러운 햄에서 나는 스파이시한 향이 매력적이다.
Formaggio
이탈리아 사람들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치즈를 모았다.
모차렐라 치즈처럼 커드를 늘려가며 만든 파스타 필라타 치즈로 모차렐라 치즈에서 수분을 빼고 숙성시킨 것이다. 2~3개월 숙성하면 순하고 달콤한 우유 맛이 압축된 ‘프로볼로네 돌체’, 4개월 이상 숙성하면 혀를 찌르는 강한 맛의 ‘프로볼로네 피칸테’가 된다.
+ ‘프로볼로네 돌체’는 팬에 노릇하게 구우면 한층 고소하다. ‘프로볼로네 피칸테’는 리소토에 올려 먹기도 하고 잘 숙성되어 질감 있는 레드 와인이나 탄산수와도 잘 어울린다.
양젖으로 만든 가열 압착 치즈로 기원전 1세기 로마 병사들의 휴대식량이기도 했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치즈인 것. 숙성될수록 표면의 상아색 알갱이가 소금처럼 짭짤한 맛을 낸다.
+ 로마 지역의 요리를 할 때는 페코리노 로마노 치즈를 사용해야 본래의 풍미가 살아난다. 대표적인 것이 카르보나라다. 흑후추에 페코리노 로마노 치즈만으로 맛을 낸 카치오에페페 파스타로 그 맛을 즐겨봐도 좋겠다.
이름처럼 이탈리아 북부의 파르마, 레지오에밀리아를 중심으로 생산되는 치즈로 12세기 수도사들이 만들어온 방식 그대로 우유, 해염, 천연 레닛만으로 만드는 경성 치즈다. ‘치즈의 왕’이라 불릴 정도로 복합적인 풍미를 지녔다.
+ 처음에는 짭짤한 견과, 나중에는 은은한 과일 향이 나는 치즈로 생산지에서는 10년 이상 숙성된 발사믹 식초와 함께 즐기는 경우가 많다. 맛과 풍미를 살려주는 역할.
이탈리아 베르가모 지역에 있는 탈레지오 계곡에서 비롯된 치즈로 고산지대를 내려오다 지친 소의 젖으로 만들어 ‘스트라키노’ 치즈로도 불렸다. 외피를 세척했지만 향이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한 과일 향을 풍긴다.
+ 잘 만든 탈레지오는 소고기, 버섯, 과일, 견과류 등 복합적인 풍미가 가득해서 빵이나 피자에 올려 먹는 것만으로도 맛있다. 단단한 외피 속은 버터 같은 질감으로 식사에 곁들이기도 좋다. 사과, 감자, 소시지와의 조합도 좋다.
피에몬테, 롬바르디아의 일부 지역에서 생산된 고품질의 소젖만으로 만든 블루치즈다. 최소 50일 이상 숙성하는데 회녹색 곰팡이가 핀 ‘고르곤졸라 돌체’는 비교적 달고 부드럽다. 청록색 곰팡이가 핀 ‘고르곤졸라 피칸테’는 특유의 톡 쏘는 맛이 강하고 잘게 부서진다.
+ 차가우면 맛이 강해져 먹기 30분 전 상온에 미리 꺼내두는 것이 좋다. ‘고르곤졸라 돌체’는 그대로 빵에 발라 먹거나 무화과, 배에 곁들여 먹으면 맛있고 ‘고르곤졸라 피칸테’는 불에 녹이거나 꿀과 함께 먹으면 풍미가 적절히 가라앉는다.
커드를 잡아 늘인 파스타 필라타 치즈로 커드 한 가닥을 당겨 자르고 둥글게 뭉쳐 소금물에 한동안 담가 탄성과 밀도를 높이면 모차렐라가 완성된다. 이탈리아 남서부 지역에서는 물소젖을 사용해 만드는데 더 희고 부드러운 질감에 신선한 우유 향이 짙다.
+ 아주 옅은 산미와 짠맛, 우유의 달콤함, 풀 내음이 두루 느껴지는 치즈이니만큼 그대로 잘라 올리브유와 후추를 약간 더해 맛보면 좋다. 토마토나 복숭아처럼 즙이 많은 과일과도 잘 어울린다.
Oil & Vinegar
신선하게 착유해 개성을 살린 올리브유, 전통 방식으로 농축된 발사믹 비네거 제품을 소개한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의 올리브유에 블랙 트러플 중에서도 가장 귀하게 여겨지는 윈터 트러플 향을 입혔다. 건조 트러플이 들어가 있어 끝까지 진한 향을 즐길 수 있다.
250ml, 5만8천원
이탈리아 마렘마 지역에서 수확한 세 가지 품종의 올리브를 블렌딩해 신선하게 착유했다. 산뜻한 맛으로 시작해 씁쓸한 맛과 부드러운 맛으로 이어지는 풍미가 다채롭다.
250ml, 4만8천원
모데나, 에밀리아 지역에서 DOP 인증을 받은 화이트 발사믹 비네거로 백포도 농축액과 와인 식초를 섞어 짧은 기간 숙성했다.
250ml, 3만3천원
이탈리아 시칠리아 지역에서 5대에 걸쳐 올리브유를 만드는 바르베라 가문의 제품으로 ‘세라슈올라’ 품종의 올리브만 사용해 매운 풀 향과 아몬드의 단맛이 느껴진다.
500ml, 8만원
발사믹 비네거는 숙성할수록 복합적인 맛이 농축되어 나온다. 100년의 시간이 담긴 제품으로 숙성에 사용한 나무로 만든 박스에 담았고, 숫자는 24k 도금으로 특별함을 더했다. 200병 한정 판매.
100ml, 140만원
시칠리아 지역에서 3대째 운영 중인 올리브 농장에서 만들었다. 고유한 품종 하나만 착유했지만 허브, 그린 토마토, 아티초크의 맵고 쌉싸래한 맛을 낸다.
500ml, 6만4천원
숙성 과정에서 점차 작아지는 다른 나무통에 옮겨가며 풍미를 끌어올린 제품이다. 유리병 모양까지 모데나 지역의 DOP 기준대로 만들었다.
250ml, 25만원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람부르스코’ 품종을 사용해 첨가물 없이 모데나 지역의 전통 방법으로 숙성했다.
250ml, 17만원
백화점에서 만난 작은 이탈리아
이탈리아 현지에서도 귀하게 여기는 식재료들을 백화점에서 만나보자. 고품질 재료에 오랜 노하우와 정성이 깃든 이탈리아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이다.
움브리아 타르투피 트러플 소금
아주 소량만으로도 트러플의 화려한 향을 입혀주는 소금이다. 감자 요리나 달걀, 구운 채소, 각종 수프의 마지막에 살짝 뿌려낸다.
100g, 2만7천원
벨라 디 체리뇰라 올리브
큼지막한 과육에서 아삭한 식감을 느낄 수 있는 ‘벨라 디 체리뇰라’ 품종의 올리브 절임이다. 그대로 먹으면 부드러운 풀 향이 난다.
200g, 6천원
가로팔로 버팔로 모차렐라 DOP
이탈리아 캄파냐 지역의 물소젖으로 만든 모차렐라 치즈. 소젖으로 만든 것보다 지방 함량이 높아 우유의 고소한 맛이 보다 풍부하게 느껴진다.
125g, 9천6백원
사비니 트러플 바질 페스토
페스토 소스의 바질과 자연산 트러플이 향긋한 조화를 이룬다. 짜지 않고 고소한 맛은 파스타를 삶아서 비벼 내기만 해도 고급스러운 요리를 완성해준다.
180g, 3만9천원
시테리오 프로슈토 디 파르마 DOP
이탈리아 파르마 지역에서 만든 프로슈토 제품으로 얇고 촉촉하게 썰린 면에서 적당한 염분과 지방, 숙성된 살코기의 맛이 어우러진다.
70g, 1만2천6백원
알비에로 프로볼로네 발파다나 돌체 DOP
제조 방식은 남부 지역에서 기원했지만 북부 평원에서 주로 생산되는 치즈로 오래 숙성하지 않아 맛이 순하다. 따뜻하게 먹으면 고소하고 쫄깃한 식감이 만족스럽다.
200g, 1만4천6백원
리졸리 필레티 디 알리씨 인 올리오 디 올리바
지중해에서 잡은 멸치류의 작은 생선을 6개월간 염장하고 향신료를 섞은 올리브유에 숙성했다. 먹기 좋은 크기로 손질되어 있다.
88g, 2만1천원
안티코 카세이피시오 페코리노 로마노 DOP
양젖으로 만든 치즈로 소젖을 사용하는 치즈와 달리 감칠맛에 톡 쏘는 느낌이 더해져 있다. 로마 지역의 요리 대부분에 들어가 염도를 조절하고 맛을 올려준다.
150g, 9천5백원
폰티 포모도리
새콤달콤한 토마토를 지중해의 태양에 말린 다음 해바라기씨유에 담가 새콤한 맛을 끌어올렸다. 곧장 꺼내 샌드위치나 샐러드를 만들어 먹기 좋다.
280g, 1만3백원
데체코 페스토 알라 제노베시
이탈리아산 바질, 잣, 올리브유,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를 사용해 리구리아 지역에서 만든 페스토 소스다. 4인분 파스타를 만들 수 있는 양이 담겼다.
200g, 7천5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