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 • ISSUE 42
editor Kim Joohye 객원 에디터 photographer Sim Yunsuk
stylist Kim Jinyoung illustrator Hur Heekyung
advisor Kim Minjoo‘버건디&’ 소믈리에
STEAK
지방량이 적당하고 결이 가는 등심을 팬에 익혀 스테이크로 완성했다. 집에서 스테이크를 맛있게 굽기 위해 기억해두면 좋을 몇 가지 규칙이 있다. 우선 은빛이 도는 근막을 잘 제거한 다음 미리 적당량의 소금을 뿌려 육질을 연하게 하고, 조리를 시작하기 최소 30분 전에 실온에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거의 다 구워졌을 때 팬에 버터를 한 조각 녹여 고기에 끼얹어주면 풍미가 배가된다. 마지막으로 고기를 썰 때는 최소 0.5cm 두께로 두툼하게 썰어 씹는 즐거움을 놓치지 말 것.
스테이크로 굽기 좋은 부위
굽기 실력이 붙었다면 다양한 부위에 도전해보자.
뼈가 붙어 있는 ‘본-인bone-in’ 부위는 맛이 한층 진하고 고소하다.
안심tenderloin
가장 부드러운 식감과 연한 맛을 내는 부위로 두꺼운 덩어리를 잘 익히려면 중간 불에서 시간을 들여 구워야 한다. 이때 굽는 과정에서 모양이 틀어지면 너무 익을 수 있으니 가운데를 요리용 실로 묶어주는 것이 좋다.
토마호크tomahawk
갈비뼈째 정형해 갈빗살, 꽃등심, 특수 부위인 새우살을 함께 맛볼 수 있다. 뼈가 짧게 잘린 것이 조리하기 편한데 구울 때는 갈비뼈 중 뜨는 곳을 눌러주며 고루 익힐 것. 레스팅을 할 때는 일정하고 은은한 온기가 있는 오븐을 이용하면 맛있게 익힐 수 있다.
티-본 t-bone
T자 모양의 척추뼈를 경계로 채끝, 안심이 붙은 부위. 팬에서 익힐 때 뼈와 고기의 단차로 잘 익지 않는 경우가 있으니 기름을 넉넉히 붓고 굽는다. 안심이 익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채끝에 베이스팅을 많이 해서 익히는 것이 좋다.
그린빈&방울 양배추 구이와
매시트포테이토
스테이크를 먹을 때 구운 채소를 곁들이면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먹기 좋은 크기의 방울양배추, 구웠을 때 식감이 좋은 그린빈을 소금물에 살짝 데쳐 팬에 빠르게 볶아준다. 삶아서 곱게 으깬 감자에 버터, 생크림, 소금, 후춧가루를 넣어 익힌 매시트포테이토는 지방이 적은 부위를 스테이크로 조리했을 때 곁들이면 특히 잘 어울린다. 부드러운 질감과 함께 고소한 버터와 감자의 맛이 스테이크를 한층 맛있게 해준다.
당근&비트 오븐 샐러드
Pairing Wine
지브리-샹베르땡
프리미에 크뤼 레 꼬르보 14
Gevrey-Chambertin 1er Cru Les Corbeaux 14
구운 채소와 고기에는 어시earthy한 와인이 잘 어울린다. 부르고뉴 지브리-샹베르땡에서 재배한 피노 누아 품종의 ‘지브리-샹베르땡 프리미에 크뤼 레 꼬르보 2014’는 강건한 타닌과 중량감이 스테이크와 상호작용을 한다. 매끄럽고 화려한 산미는 육류의 단백질을 잘게 다져주는 역할을 하고 허브와 붉은 꽃향기 다음에는 잘 익은 체리, 부드럽게 익힌 라즈베리의 달콤한 풍미에 이어 어시한 향이 복합미를 더한다. 입에서는 타이트한 구조감이 느껴지고, 시간이 흐를수록 맛이 피어날 가능성이 엿보이는 좋은 골격을 지녔다.
가격 32만원
ROAST CHICKEN
맛있는 닭 요리는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려 냉장고에 하룻밤 재우는 정성에서 시작한다. 닭은 요리하기 1시간 전부터 실온에 두고 오븐이 예열되는 동안 중간 불로 달군 팬에 가슴살 위주로 살짝 굽는다. 오븐에 넣고 구울 때 바삭한 껍질을 원한다면 1시간, 부드러운 육즙을 원한다면 낮은 온도에 2시간 정도 천천히 구워주면 된다. 잘 익었는지 확인하려면 다리 살을 잘랐을 때 육즙이 흘러나오는지 보면 보다 쉽게 알 수 있다.
로스트 치킨 빠르게 굽기
생닭을 나비 모양으로 손질해 익히면 조리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등뼈를 제거하고 납작하게 누르는 스패치콕spatchcock 손질법이다.
1. 깨끗한 닭을 뒤집어 목부터 꼬리까지 등을 따라 가위로 자른다. 반대편도 똑같이 잘라 척추뼈를 분리한다.
2. 뼈를 제거한 닭을 뒤집고 가슴살 부위를 손바닥으로 눌러 연골이 끊어지는 소리가 나게끔 잘 펴준다.
3. 닭을 다시 뒤집고, 구울 때 타지 않도록 날개 부분을 안쪽으로 넣어준다.
로스티드 베지터블
Pairing Wine
샤또 드 퓌세퓌이-퓌세 레 브륄레 17
Château de Fuissé Pouilly-Fuissé Les Brûlés 17
레몬과 버터를 가미한 로스트 치킨에는 샤도네이 품종을 곁들이는 것이 페어링의 정석. ‘레 브륄레’는 타는 듯한 정남향 빛이 비치는 경사지를 뜻하는데, 일조량이 많은 덕분에 잘 익은 과실 향과 풍부한 보디감을 갖추어 가금류에 곁들이기 좋은 와인이다. 머스크, 노란 복숭아, 시트러스 과일의 제스티한 풍미를 두루 갖춘 데다 오크에서 나온 바닐라 향신료의 풍미도 있어 이국적으로 느껴진다. 전체적으로는 유제품의 은은한 젖산 향이 돌아 중간 이상의 무게감, 기분 좋은 산미와 짭짤한 미네랄이 어우러져 지루할 틈 없는 맛을 선사한다.
가격 16만원
STEAMED LOBSTER
랍스터의 고소한 맛을 잘 느낄 수 있는 찜 요리는 집에서도 간단히 차려낼 수 있다. 우선 등과 배 곳곳을 작은 솔로 깨끗이 씻는다. 랍스터가 살아 있다면 찬물에 20분 정도 담가둘 것. 찜기에 올릴 때는 랍스터의 등이 위로 가게 넣는데 이렇게 하면 속이 녹아내리지 않아 맛이 더 좋다. 랍스터 찜에는 레몬 즙으로 상큼한 향을 더하고 구운 콘을 곁들이거나 카옌페퍼, 훈제 파프리카 파우더를 곁들인 레드 마요네즈 소스를 함께 내면 잘 어울린다.
랍스터를 더욱 맛있게 먹는 방법
상에 올라온 먹음직스러운 랍스터를 어디서부터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우선 집게발, 머리, 꼬리 순서대로 분리할 것.
1. 장갑을 끼고 한 손으로 몸통을 잡고 집게발을 비틀어 분리한다. 집게발은 작은 쪽을 잡고 비틀면 살만 분리된다.
2. 깨끗한 그릇을 아래에 받치고 머리와 몸통을 비틀어 분리한다. 내장은 그릇에 받는다.
3. 머리는 살 가운데를 가위로 자르면 쉽게 분리된다.
4. 작은 다리는 모두 잘라서 밀대로 눌러 살을 빼낸다.
랍스터 번
콜리플라워 콘치즈 그라탱
Pairing Wine
부르노 콜랭 퓔리니 몽라셰
Bruno Colin Puligny Montrachet 1er Cru La Truffiere 18
‘라 트뤼피에르’ 와인은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포도를 생산하기 이전부터 트러플 버섯 산지로 이름난 지역에서 생산됐다. 황금빛 색감이 먹음직스러운데 파워풀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는 프리미엄 샤도네이로 랍스터와도 잘 어울린다. 특히 뉴 오크 비율이 높아 크리미한 향과 질감이 랍스터에 치즈를 더하는 듯한 부드러움을 전한다. 이와 동시에 섬세한 화이트 계열의 꽃 향과 감초 향이 조화로운 복합미도 갖추어 숙성 잠재력이 뛰어나다. 집중도 있는 산미가 끝까지 잘 이어지고 백후추, 우디한 향까지 즐길 수 있다.
가격 41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