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추상미술의 대가, 김환기
그의 사유를 탐구하는 특별한 시간
1992년 개관한 환기미술관이 10개월간의 레노베이션을 마치고 재개관했다.
재개관 특별전 <영원한 것들>은 예술가 김환기의 삶과 작품 세계를 심도 있게, 그러나 명료하게 펼쳐냈다.
신세계가 준비한, 그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특별한 클래스를 함께 소개한다.
©환기미술관
자연의 조각에서 찾은 우주
새롭게 태어난 환기미술관
영원한 것들, 김환기의 예술 여정
김환기의 서울 시절은 자연과 전통에 뿌리를 둔 초기 작업으로 시작된다. 김환기가 김향안과 결혼(1944)하면서 살게 된 ‘성북동집 247-1’을 둘러싼 "꽃이 피고 숲이 있고 단풍이 들고 새가 울던"(김환기, 1953) 정취는 그의 예술 세계에 한국적인 미감과 문학적 서정성을 더해주었다. 산과 달, 나무 같은 자연 요소는 그의 작품에서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발산하며 한국적인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어지는 파리 시절은 색채와 형태의 실험이 돋보이는 시기로, 프랑스 파리의 '다사스 아틀리에(Atelier Rue d'Assas)'와 '생루이 아틀리에(Atelier ile Saint-Louis)'에서 김환기는 여전히 새소리를 듣고 마로니에 나무를 보며 한국을 떠올렸다. "조각달이건 만월이건 동창에 달이 뜨면 그만 고국 생각이 간절해진다. 아, 보고 싶은 사람이며 그 산천들"(김환기, 1959)이라고 읊으며, 그는 여전히 항아리와 새를 그렸다. 이 시기에 김환기는 한국의 전통과 민족문화 라는 키워드에 자연의 추상 언어를 융합시키며 독창적인 '시時 정신'을 예술 철학으로 정립했다. 뉴욕에서는 점과 선, 면으로 구성된 절대적 추상을 통해 김환기의 예술 세계는 절정에 이르렀다. 김환기가 마지막 예술혼을 불태운 '뉴욕 스튜디오(셔먼 스퀘어 스튜디오Sherman Square Studio, N. Y)'에서 이어간 창작 활동은 그의 예술 세계에 새로운 전환점을 가져왔다. 뉴욕에서 그는 한국의 자연과 전통 기물에 내재된 정서를 주제로 구상성을 덜어내고 자연의 본질에 파고들어 '점點, 선線, 면面'으로 응축된 추상성을 찾아갔다. '전면점화全面點畫'로 대표되는 이 시기 작품에서 김환기의 순수한 본연의 예술 정신이 발현되며 숭고함이 느껴진다.
Kim Whanki, 14-XII-71 #217, 1971, Oil on cotton, 292×211cm ©환기미술관
김환기 KIM WHANK, 1913~1974 |
freelancer editorPark Min
editorKim Gae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