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STAINABLE FASHION
2020/6 • ISSUE 26
기업 책임의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 패션계의 온실가스 배출과 환경 파괴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는 패션 하우스의 의미 있는 움직임을 이끌어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브랜드들의 친환경 프로젝트.
editorKwon Youjin
Gucci
폐기물 업사이클, ‘GUCCI UP’ 프로젝트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감축한다는 계획을 세우며 보다 적극적인 지속 가능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는 구찌. 가죽 및 섬유 폐기물을 업사이클하는 ‘구찌 업’ 프로젝트부터, 메탈-프리 가죽 태닝, PVC 사용 전면 금지 등 환경오염 피해를 줄이고자 하는 다양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글로벌 산림 보존 지원 사업과 함께 구찌의 아트랩, 본사 오피스 등 전 공급망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엄격히 컨트롤하고 있고, 실제 온실가스 배출량을 16% 감축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emporio armani
재생 소재를 활용한 R-EA 캡슐 컬렉션
엠포리오 아르마니는 친환경 소재에 대한 탐구의 결과로 2020 F/W ‘R-EA 컬렉션’을 선보인다. 18개의 룩과 액세서리 모두 리사이클링 소재와 재생 울과 데님, 오가닉 코튼, 오가닉 나일론, 리사이클한 충전재로 제작한 컬렉션으로, 작업복에서 영감을 받아 스포티한 디자인과 오버사이즈가 대표적 특징이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쇼가 끝난 후 기자회견을 통해 “쇼 피날레는 아르마니의 이름을 홍보하는 것이 아닌 지구를 위한 것이었다. 이는 여정의 시작이고, 일관성 있게 지속되어야 한다. 재활용 소재 사용은 앞으로도 보편화되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bottega veneta
친환경 신소재, 코르크 백 컬렉션
지속 가능성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바로 친환경 소재다. 화학섬유 생산으로 파생되는 환경 이슈는 지속 가능한 패션을 위해 앞으로도 고심해야 할 숙제다. 이는 다니엘 리가 이끄는 보테가 베네타도 예외가 아니다. 매 시즌 다양한 컬러와 소재로 출시하고 있는 일명 ‘만두 백’ 파우치와 숄더 파우치를 친환경 신소재인 코르크로 선보인 것. 이는 리사이클링한 천연섬유 코르크와 패널로 만든 친환경 소재로, 기존 가죽에 비해 훨씬 가볍고 자연 방수 효과도 갖추었다.
prada
에코닐로 탄생한 리-나일론 프로젝트
프라다를 상징하는 ‘나일론’을 2021년 이후에는 볼 수 없게 되었다. 기존의 모든 나일론을 재생 나일론으로 전환한다는 궁극적인 목표를 발표한 것. 이 ‘리-나일론 프로젝트’는 섬유 생산업체 아쿠아필과 협업해 만든 에코닐을 도입한 것으로, 이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재활용 및 정화 공정을 통해 탄생한 신소재다. 품질 손상 없이 무한하게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 컬렉션의 판매 수익금 중 일부는 기부하며, 학생을 대상으로 유네스코와 파트너십을 맺고 ‘Sea Beyond’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louis vuitton
업사이클링 캡슐 컬렉션, 비 마인드 풀
유니세프와 함께 전 세계 취약 계층 어린이를 돕는 #MAKEAPROMISE 캠페인을 이어나가는 등 지속 가능한 활동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루이 비통이 이번에는 ‘비 마인드 풀’ 업사이클링 액세서리 캡슐 컬렉션을 선보인다. 재사용 실크로 만든 네크리스, 브레이슬릿 등으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익스클루시브 액세서리를 만나볼 것.
stella mccartney
식물의 위대함을 기리는 2020 여름 캠페인
2001년부터 모든 컬렉션에 퍼를 비롯한 가죽을 일절 사용하지 않았던 스텔라 매카트니. 환경뿐만 아니라 동물 보호, 여성 인권 등 사회적 캠페인을 지속해온 스텔라 매카트니가 이번 시즌에는 ‘지속 가능성을 위해 스타일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식물의 위대함을 기리는 2020 여름 캠페인을 공개했다. 역대 컬렉션 중 지속 가능성이 가장 돋보이는 컬렉션으로, 지속 가능한 원단을 75% 이상 사용했다. 코튼 중 90%는 유기농을 사용했으며, 가방은 플라스틱 폐기물에서 추출한 에코-알터 나파를, 아이웨어에는 천연 재료인 목재 펄프 섬유를 사용해 자연 분해되는 것이 특징이다.
herno
친환경 레이블, 에르노 글로브
에르노는 지속 가능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친환경 레이블인 ‘에르노 글로브’를 선보인다. 모든 모델에 사용한 패브릭 중 84%는 재활용 나일론과 지퍼, 버튼으로 구성했고, 충전재는 친환경적인 제조 과정을 통해 수급한 다운 소재를 사용했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친환경 염료를 사용한 것 또한 주목할 점. 포도, 대나무 숯, 올리브 등 재료 중 50%를 식물성 성분으로 구성했다.
dior
숲 조성을 위한 2020 S/S 패션쇼
디올은 2020 S/S 컬렉션의 주요 테마로 디올 가문의 정원을 떠올리며 패션쇼장을 아름다운 숲으로 탈바꿈시켰다. 이는 단순히 패션 판타지를 위한 것이 아닌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프로젝트로, 1백60그루가 넘는 나무는 패션쇼가 끝난 뒤 파리에 숲을 조성하는데 사용되었다. 더불어 디올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2024년까지 튀일리 정원의 개편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ralph lauren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어스 폴로
랄프 로렌은 2025년까지 매립지 및 바다에서 1억7천만 개의 플라스틱 병을 없애는 데 전념할 계획이다. 바다 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 병에서 추출한 원단으로 물 없이 염색 공정을 거친 ‘어스 폴로Earth Polo’ 셔츠가 그 노력의 일환. 제품 하나를 만드는 데 평균 12개의 플라스틱 병이 사용된다. 더불어 랄프 로렌은 모든 폴리스타이렌 섬유 사용을 재활용 폴리 섬유로 대체할 것을 선포했으며, 2023년까지 매립지에 폐기물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제로 웨이스트를 약속했다.
mulberry
100% 친환경 가방, 포토벨로
가장 일상적인 물건이자, 자주 사용되면서도 곧잘 버려지는 비닐봉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탄생한 ‘포토벨로 토트백’은 공정부터 소재까지 모두 100% 친환경으로 제작한다. 영국 서머싯에 있는 멀버리의 탄소 중립 공장에서 제작되는 이 가방은 레더 워킹 그룹의 골드 등급 인증을 받은 헤비 그레인 가죽을 사용하는데, 이는 식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로 만든다. 별도의 안감이 없으며 재활용 폴리에스테르 섬유인 에픽 에코베르데 실로 포인트를 주었다.
burberry
지속 가능성 레이블, 리버버리 에딧
버버리의 친환경 보증 기준은 이제 피스타치오 색상의 지속 가능성 레이블로 확인할 수 있다. 2020 S/S 시즌의 26개 스타일을 친환경 소재로 재해석한 ‘리버버리 에딧ReBurberry Edit’ 컬렉션이 바로 그것. 버버리가 준수하는 환경 기준은 소재의 유기물 함량 및 재활용 천연섬유 비율, 생산 시설의 탄소 배출 기준, 근로자의 임금 수준과 복지를 고려한 사회적인 이니셔티브까지 포함한다. 이번 컬렉션의 아이웨어는 혁신적인 친환경 소재인 아세트산염으로 제작했으며, 트렌치코트, 파카, 케이프 그리고 액세서리는 에코닐을 사용해 제작했다. 이는 에너지 및 물을 최소로 사용해 더욱 의미 있다.
balenciaga
재고 의상으로 탄생, 발렌시아가 소파
세계 기아 문제의 심각성을 환기하는 WFP 컬렉션부터 지난 호주 산불 재해 복구를 후원하는 코알라 에디션까지, 환경과 재난, 기아 문제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후원을 아끼지 않는 발렌시아가. 지난 디자인 마이애미에서는 아티스트이자 가구 디자이너 해리 누리에프와 협업해 재고 의상을 활용한 아트워크 소파를 공개했으며, 이번 시즌에는 환경 정책 및 노동법 준수 사항을 충족시킨 비가죽 소재의 슈즈 컬렉션을 선보여 글로벌 리사이클 스탠더드 인증 마크를 받았다.
kolon sport
동식물을 보호하는 노아 프로젝트
브랜드 론칭 50주년이 되는 2023년까지 상품의 절반에 친환경 소재 및 공법을 적용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의 일환으로 2016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노아 프로젝트는 매 시즌 한 종류의 동식물을 선정한 캡슐 컬렉션으로 수익금 일부를 환경단체에 기부하는 친환경 캠페인이다. 이번 시즌은 ‘EVERGREEN, PINEGREEN’으로, 브랜드의 심벌이기도 한 소나무 보호에 앞장선다. 이번 컬렉션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상품에 100% 친환경 소재와 기법을 적용했다는 것. 상품 패키지는 제품 태그까지 모두 친환경 소재로 만들었으며, 100% 생분해성 수지로 제작한 쇼핑백과 함께 제공된다.
Fjällräven
윤리적 다운 생산, 다운 프로미스
세계적인 국제 동물 복지 단체인 포포스Four Paws가 선정한 ‘윤리적인 다운 생산 브랜드’ 1위로 선정된 스웨덴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 피엘라벤. ‘다운 프라미스 캠페인’을 통해 동물 학대 없이 가장 윤리적이고 추적 가능한 다운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아웃도어 브랜드 중에서는 처음으로 UN 글로벌 컴팩트에 가입해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영에 힘쓰고 있으며, 브랜드의 아이콘이기도 한 멸종 위기에 처한 북극여우를 살리는 일에 다양한 지원 활동을 아끼지 않는다. 더불어 매년 전 세계에서 개최하는 트레킹 이벤트인 피엘라벤 클래식을 개최해 사람들이 보다 아름다운 자연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장려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veja
생산 과정까지 친환경, 착한 스니커즈
친환경적인 생산 과정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프랑스 브랜드 베자. 베자의 대부분의 제품은 브라질 북동쪽에 위치한 세아라주에서 재배한 유기농 목화와 아마존에서 채취한 천연고무를 사용해 제작한다. 특히 유기농 목화의 경우 농업 화학물질과 살충제를 금지하는 원칙하에 재배하고 있으며, 공정 거래 관련 법규에 따라 유기농법을 실천하는 3백20가구로부터 목화를 구입하고 있다. 이렇게 구입한 목화는 스니커즈의 캔버스로, 아마존의 고무 테퍼는 운동화 솔에 사용한다. 더불어 에코레벨이 승인한 염색법과 크롬-프리 무두질을 한 가죽을 사용해 모든 제품 생산에 친환경 철학을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