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일에 대하여
2020/10 • ISSUE 29
writerJang Dongsuk 출판평론가
독서의 역사
알베르토 망구엘/세종서적
책이라는 광대무변한 세계
다시, 책으로
매리언 울프/어크로스
인지신경학자 매리언 울프의 <다시, 책으로>는 ‘읽는 행위’가 어떻게 인류의 삶을 바꾸는지 보여준다. ‘읽는 뇌’ 분야의 세계적인 연구자인 저자는 “인류는 책을 읽도록 태어나지 않았다”고 단언한다. 그리고 디지털 기기가 발달하면서 현대인의 뇌의 읽기 회로가 망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디지털 세계의 엄청난 정보 사이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 ‘깊이 읽기’ 능력을 회복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특히 어린이들은 좋은 독자로 성장하기 위한 비판적·추론적 사고, 반성적 사유,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는 능력 등을 키워야 한다.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무루(박서영)/어크로스
그림책을 읽는 일이 “한 번도 열어보지 못한 방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이라며, 어른들에게 그림책 읽기를 강조한다. 20대 들어 늦은 성장통을 경험한 저자는 그림책으로 세상살이의 기초를 다시 배웠는데, 그림책 한 권을 읽을 때마다 “세계가 한 칸씩 넓어진다”고 말한다. “나는 내가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나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사는 것이 무엇을 향해 가는 일인지 조금씩 더 선명해졌으면 좋겠다.” 세계가 넓어지면 타인을 함부로 가르치려는 마음도 없을 것이며, 스스로의 마음을 다독일 수 있는 할머니로 성장할 거라고 저자는 기대한다.
읽는 인간
오에 겐자부로/위즈덤하우스
<읽는 인간>은 199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오에 겐자부로가 자신의 50년 독서 인생을 회고한 책이 다. “나만이 지닌 책의 네트워크가 있다”고 말하는 저자는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물론 <신곡>, <오디세이아> 등에서 얻은, 책이 지닌 삶의 자양분을 소개한다. 그는 “독서를 통해 제 인생을 만들어가고 나아가 새로이 길을 내면서, 그전에 생각했던 과정과 다른 방향으로 (제 소설을 쓰는 일에 이끌려) 탈선도 하며 살아왔는데”라고 고백하며, 책이 우리 인생을 어떻게 변주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오에 겐자부로를 사랑하는 독자라면 일독할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