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양의 조건
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나려면 자신에게 맞는 보양 음식을 알아두어야 한다.
2021/07 • ISSUE 38
writer Seong Soontaek
adviser Han Dongha 한의사
editor Kim Joohye 객원 에디터
stylist Kim Jinyoung illustrator Hur Heekyoung
양의 기운을 보완하는 보양식
힘이 나는 여름철 별미
"옛날부터 전해 내려온 복날 음식은 단순히 몸보신을 위한 보양補養에 더해 양기를 보완하는 보양補陽식이다. 맛 좋고 영양이 풍부하다고 해도 아무 음식이나 복날 음식이 되지 못했던 이유다."
마지막으로 몸을 편하게 해 건강을 지켜주면 곧 보양保養이 되는 보양식이 있다. 얼음 동동 띄운 냉국 한 그릇처럼 몸과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건강을 지켜주는 보양식이 될 수 있다. 몸에 부담을 주지 않고 더위를 식히는 데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동국세시기>에도 여름 음식으로 미역탕, 들깨탕이 나온다. <동의보감>에 미역은 성질이 차기 때문에 열나고 답답한 것을 치료해줄 뿐만 아니라 기운이 몰려 뭉친 것을 고쳐준다고 되어 있다. 오이는 성질이 차가운 채소여서 먹으면 몸속 열을 식힐 수 있다고 나온다. 식초는 시고 상큼한 맛이 청량감을 주는 데다 소화를 돕는다. 성질이 따뜻해 찬 성질의 냉국 재료와 어울려 중화 작용을 하기도 한다. 평범한 냉국을 거창하게 건강을 지켜주는 보양식 반열에 올려놓은 이유다. 다양한 유형의 보양식을 이야기했지만 사실 진짜 보양식은 따로 있다. 조선 초, 세조의 어의를 지낸 전순의는 <식료찬요>에서 건강에는 음식이 으뜸이고 약은 다음이라고 했다. 어떤 음식이라도 즐겁고 맛있게 먹으면 그게 바로 보약이라는 소리다. 송나라 시인 소동파도 양생법을 설파하며 한마디 거들었다. “배고프면 먹고 배부르기 전에 멈추며 편안한 마음으로 분수를 지키면 복 받는다.” 보양의 핵심이다.
체질에 맞는 보양 재료
나에게 맞는 보양식은 무엇일까? 한의학에서 나눈 사상
식사를 할 때마다 땀이 나는 체질
식욕이 왕성해 가리는 음식 없이 무엇이든 잘 먹지만 식은 밥을 먹을 때도 땀을 흘리는 체질이다. 간 기능이 좋고 폐와 대장의 기능이 약한 경우가 많으므로 호흡기 질환에 유의하는 것이 좋다. 도라지, 배, 오미자는 기관지와 폐 기능을 보완해주는 식품이다. 이 중 오미자는 땀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육류 중에는 성질이 평이한 소고기가 가장 잘 맞고 해산물은 조기, 오징어, 대구, 가물치, 장어 등이 좋다. 특히 장어는 <동의보감>, <본초강목>에 양기를 일으키며 양념을 해서 먹으면 몸을 잘 보한다고 나와 있다. 기력이 없는 허로 증상에 도움을 주고 폐결핵 같은 만성 소모성 질환을 치료하는 데 쓰인 보양 재료인 것. 오메가 3, 비타민 A, 뮤신 등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되는 영양 성분을 함유하고 있기도 하다. 그 밖에 해당 체질에 맞는 채소와 과일로는 콩, 고구마, 율무, 들깨, 잣, 호두, 도라지, 목이버섯, 연근, 마, 레몬, 사과, 오렌지 등이 있다.
• 단백질이 풍부한 고사리와 장어탕
추위를 타고 배탈이 잘 나는 체질
소화기관이 약하고 예민해서 음식을 봐도 식욕이 생기지 않고 찬 음식을 먹으면 곧장 탈이 나는 체질이 있다. 땀이 잘 나지 않고 추위에 민감해 겉옷을 챙겨 가지고 다니는데, 이런 체질에는 삼계탕처럼 소화가 잘 되고 기운이 따뜻한 음식이 도움이 된다. <동의보감>에 몹시 뜨거운 성질이라고 소개된 양고기도 그중 하나다. 해산물 중에는 예로부터 복날 음식 중 일품으로 꼽히는 민어가 잘 맞는다. 민어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기운이 따뜻해 소화가 잘되며 기력을 보충해준다. <자산어보>에는 맛이 좋고 달아, 익혀 먹거나 날것으로 먹어도 좋으며 말린 것은 더욱 좋다고 나온다. 크고 두툼한 부레가 특히 귀하게 여겨져 말린 부레는 양기를 보하는 약으로 쓰였다고 한다. 한편 해당 체질에 좋은 과일과 채소로는 부추, 마늘, 고추, 양파, 사과, 복숭아, 귤, 오렌지를 추천한다. 그 밖에 현미, 감자, 미꾸라지, 노루궁뎅이버섯, 쑥, 미나리, 표고버섯도 차가운 몸을 보양해준다.
• 따뜻한 기운의 미나리를 곁들인 민어찜
쉽게 어지러움을 느끼는 체질
기운이 좋을 때는 과감하고 단호한 리더십을 발휘하다가도 지나친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해 얼굴이 창백하고 손발에 기운이 없어지곤 하는 체질이다. 불안, 신경증으로 깊이 잠들지 못할 때도 있는데 폐 기능이 대체로 뛰어나지만 간 기능은 약한 체질이라 볼 수 있다. 지친 간의 기운을 빼앗는 밀가루나 육류는 이들과 맞지 않는다. 대신 바다에서 나는 생선, 문어, 조개류 등이 잘 맞는다. 이 중에서도 지방질이 적은 전복, 새우, 굴, 소라, 해삼 등을 추천한다. 메밀이 주재료인 냉면도 잘 맞는 음식이다. 메밀의 다른 이름은 내장을 깨끗하게 한다는 뜻의 정장초淨腸草. <중약대사전>에는 메밀이 기운을 내리고 쌓인 것을 없애며 열에 의한 화상을 치료한다고 되어 있다. 채소는 상추나 깻잎처럼 푸른 잎채소와 솔잎, 과일은 포도, 수박, 키위같이 찬 성질을 지닌 것이 도움이 된다.
• 몸을 정화하는 메밀과 기운을 돋우는 전복의 조화
더우면 쉽게 얼굴이 붉어지는 체질
성격이 급해서 식사도 빨리 해치우는 이들은 몸에 열이 많고 소화 기능이 원활한 체질이다. 활동량이 많아 잘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편. 여름에는 기운이 서늘한 음식으로 몸의 열감을 식혀주는 것이 좋다. <동의보감>에서 소개한 열 내리는 식품으로는 돼지고기가 있다. 오행 중 물의 기운에 속한 식품으로 진정 작용을 한다. 또 닭고기가 아닌 오리고기가 좋은데, 오리고기는 지방 함량이 높고 레시틴 등 인지질 성분이 풍부해 열이 많은 몸을 차분하게 정돈해준다. 삼계탕을 끓일 때 닭 대신 오리, 인삼 대신 더덕, 해삼 등으로 바꾸어 섭취하면 체질에 맞는 보양식이 된다. 그 밖에도 오이, 가지, 참외, 딸기, 수박, 보리, 팥, 녹두, 송이버섯, 구기자, 새우 등의 식품이 체질에 잘 맞는다.
• 해열 작용을 돕는 오리와 전복의 만남, 한방오리 해신탕
몸에 열이 많은 체질
약 2천 년 전에 저술된 <황제내경>에는 ‘열인한용热因寒用’ 또는 ‘치열이한治熱以寒’이라는 말이 나온다. 열은 차게 해서 치료하라는 의미다. 몸에 열이 많아 여름이 유독 힘든 체질이라면 차고 담백한 여름철 채소와 과일을 먹는 것이 소변이 원활하게 배출되게 하고 열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수박, 자두, 토마토, 가지를 비롯해 멜론, 참외, 오이, 여주 등 여름에 익는 박과 식물이 이에 해당한다. 채소는 배추, 유채, 시금치, 미나리, 쑥갓 등이 있는데 주의할 것은 부추, 고추, 파처럼 여름철 채소라도 매운맛을 내는 성질이 따뜻한 채소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 과일도 장미과의 복숭아, 살구, 매실 등은 성질이 따뜻해 맞지 않는다. 예로부터 즐겨 먹던 여름 별미인 각종 냉국이 특히 잘 맞는데,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청양고추같이 뜨거운 재료는 넣지 말아야 한다.
• 차고 담백한 여름 채소로 만든 가지·토마토 냉국
백화점에서 준비한 계절 보양식
무더위를 잊게 해주는 쾌적함에 품질 좋은 재료로 정성껏 준비한
정성 깃든 담양의 맛
덕인관
담양 여행을 가면 꼭 들러야 한다는 한우 떡갈비 전문점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한우 떡갈비는 오직 한우 암소 갈빗살에 60년 전통의 노하우가 담긴 양념을 더해 특별한 맛을 낸다. 그 밖에 대통밥, 죽순을 넣어 식감이 좋은 추어탕, 데친 죽순과 갖은 채소를 양념에 버무리는 죽순회 무침, 육개장, 삼계탕 등도 맛볼 수 있다.
지점 강남 | 문의 02-3479-1024
한 상으로 즐기는 제철 음식
계절의 맛
바쁜 현대인에게 제철 재료를 이용한 요리를 챙겨 먹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계절의 맛’에서는 부지런한 조리장이 지금 가장 맛있는 해산물과 채소 등을 골라 생선회, 초밥, 덮밥 등으로 선보인다. 이번 여름의 보양 메뉴는 민어구이와 알탕정식. 반건조해 풍미가 고소하고 쫀득한 민어 구이에 얼큰한 알탕, 자완무시, 샐러드, 디저트까지 준비된다.
지점 강남 | 문의 02-3479-1718
든든한 소고기 한 상
밀화
샤부샤부, 불고기전골, 석쇠불고기, 갈비탕, 매운소갈비찜 등 소고기를 다채로운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곳. 메뉴에 따라 된장찌개, 열무국수, 솥밥 등을 곁들이거나 국내산·호주산 육우 중 선택할 수 있다. 여름철에는 전복을 더한 갈비탕과 보양삼계탕, 전복삼계탕도 준비된다.
지점 강남, 센텀시티 | 문의 02-3479-1967(강남), 051-745-2035(센텀시티)
무더위를 잊게 하는 냉면
평양면옥
4대째 손맛을 이어오고 있다는 ‘평양면옥’의 물냉면은 메밀가루를 익반죽해 냉면 틀에 바로 압축한 후 면을 뽑아낸다. 이렇게 만든 차지고 구수한 면에 육향이 진한 차갑고 맑은 국물을 부어내는 것. 몸의 열기를 가라앉혀 주는 시원한 맛이다. 그 밖에 온면, 비빔냉면, 만둣국, 편육, 어복쟁반 등 이북 요리도 함께 맛볼 수 있다.
지점 본점, 강남 | 문의 02-310-1632(본점), 02-3479-1014(강남)
열을 내리는 메밀 요리
광화문 미진
1952년부터 직접 만든 육수와 메밀면으로 인기를 끌어온 광화문 ‘미진’에서는 시원한 한국식 냉메밀국수를 맛볼 수 있다. 진한 맛의 간장 육수, 쫄깃한 메밀면이 인기의 비결. 이외에도 직화구이 향을 더한 낙지덮밥이나 메밀전병, 낙지파전 등의 요리가 기력을 보충해준다.
지점 센텀시티, 대구, 타임스퀘어 | 문의 02-2639-4069(타임스퀘어), 053-661-6983(대구), 051-745-2662(센텀시티)
중식으로 즐기는 해산물
호경전
1993년 조선호텔에 문을 연 호경전. 전복, 새우, 관자, 해삼 등 해산물을 송이버섯과 함께 볶아낸 전가복은 고급 재료에서 우러나는 부드러운 풍미 덕분에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보양 음식이다. 마라 양념으로 매콤하게 만든 해삼 요리나 오징어와 새우, 버섯 등을 넣어 뜨끈하게 끓여낸 누룽지탕도 별미다.
지점 본점, 강남 | 문의 02-310-5028(본점), 02-3479-1627(강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