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 • ISSUE 39
유틸리티 룩을 즐겼던 영화감독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젠틀맨 룩의 대명사 대니얼 크레이그
그리고 데님의 아이콘 제임스 딘.
세기의 남성들에게 얻는 네 가지 스타일링 팁.
editor Lee Daeun
photographerLee Jonghoon, Kim Jeongheun
stylistPark Junghee
SPORTINGLIFE
글과 행동을 통해 자신의 삶을 역동적이고 진취적으로 물들인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시티 스포츠 웨어.
‘노인과 바다’로 1954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사파리 재킷을 대중화한 멋쟁이였다는 사실. 그는 글을 쓰는 시간을 제외하면 낚시와 사냥을 즐기는 역동적인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겼다. 셔츠와 베스트를 레이어드하고 체크나 스트라이프 패턴을 자주 입는가 하면 미국의 헤리티지 아이템 중 하나인 컨버스 잭퍼셀의 초창기 모델과 1912년에 출시된 엘엘빈의 빈 부츠 등을 사랑했다. 올가을, 헤밍웨이의 아웃도어 스타일을 세련되게 적용해보고 싶다면? 체크 셔츠와 패딩 베스트 또는 보색 대비의 얇은 아우터를 여러 겹 레이어드해보자. 투박한 레이스업 빈 부츠까지 신으면 완성이다.
UTILITYCHIC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관점으로 세상에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한 영화계의 거장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의 유틸리티 룩.
이탈리아의 저명한 문학가이자 영화감독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1975년 선보인 영화 〈살로, 소돔의 120일〉을 비롯해 파시스트의 모순을 비판하는 영화들로 세계적 명성을 얻는 동시에 질타를 받았다. 독특한 영상미와 천재성을 가졌으나 문제적 영화감독으로 낙인찍혀 그의 영화는 수차례 상영 금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대담하고 통찰력 있는 시각을 지닌 해설가로 당대에 재평가되는 그의 패션 스타일은 어땠을까? 파졸리니는 스포츠 룩에서 1960년대 이후 비즈니스 웨어로 재평가된 유틸리티 재킷을 주로 입었다. 편안하고 자유롭지만 품위를 잃지 않는 아우터가 필요했을 그에게 유틸리티 재킷은 좋은 솔루션이었을 것. 이번 시즌, 활동적인 비즈니스 웨어를 고민한다면 유틸리티 룩을 눈 여겨보자.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현장을 진두지휘한 그의 사진을 참고하면 멋진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CODENUMBER 007
21세기형 제임스 본드로 평가받는 대니얼 크레이그의 역동적인 클래식 슈트.
‘007 시리즈 중 역대 최고의 제임스 본드로 평가받는 남자, 대니얼 크레이그. 놀랍게도 2006년 개봉한 〈카지노 로열〉로 처음 제임스 본드를 선보였을 때는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최소 185cm 이상인 역대 제임스 본드들보다 작은 키(178cm)에 본드를 상징하는 슈트가 어울릴지 걱정될 정도로 근육질 몸매였기 때문. 하지만 그는 〈카지노 로열〉로 역대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우며 자신의 존재를 증명했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캐릭터인 본드가 입은 옷은 남성들의 패션 바이블이자 환상 그 자체다. 대니얼의 작은 키 논란을 잠재우며 감쪽같이 체형을 보완한 톰포드 슈트는 지붕을 넘나드는 액션신에서도 흐트러짐이 없다. 본드처럼 완벽히 갖춰 입으면서도 좀 더 유니크한 포인트를 주고 싶다면? 레트로한 헤드셋이나 안경 등 나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이 은근히 드러나는 액세서리를 더해보자. 작은 포인트 하나로 위트와 여유가 넘치는 21세기 젠틀맨이 될 수 있다.
DIVEINTOYOUTH
1950년대의 젊음과 일탈, 청춘의 아이콘인 제임스 딘의 로큰롤 패션.
데님, 반항아, 오토바이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배우 제임스 딘. 그가 활동한 1950년대는 긴 전쟁을 끝내고 경제적으로 풍요롭던 시대였다. 그런가 하면 보수적인 기성세대와의 갈등에서 벗어나고 싶은 젊은이들의 욕망이 사회적으로 만연한 시기이기도. 1958년 영화 〈이유 없는반항〉에서 불합리한 세상에 타협하지 않는 짐 스타크에게 젊은이들이 열광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었다. 당시 그가 입은 청바지는 저항의 상징으로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실제로 영화에 나왔던 제품은 리(Lee)의 101 모델이었지만, 리바이스 501로 잘못 알려지면서 리바이스는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한다. 지금 봐도 쿨한 그의 ‘청청’ 스타일에 도전하고 싶다면? 먼저 상하의 컬러를 비슷한 톤으로 선택할 것. 또 완벽하게 꾸미기보다 드레스 다운된 스타일을 선호했던 딘처럼 심플한 티셔츠에 레더 블루종을 걸치고, 스니커즈를 매치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