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INGDOM
전 세계가 한국의 패션과 문화를 주목하고 있다. 구찌 컬렉션 쇼가 경복궁 일대에서 열릴 계획이며,
루이 비통은 박서보 작가와 협업한 아티카퓌신 백을 선보인다. 한국적인 것에 대한 세계적 관심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수묵화 문양을 차량 곳곳에 새긴 맥라렌의 슈퍼카.
1. 한국적 정취를 물씬 담아 리뉴얼한 까르띠에 메종 청담.
2. 광화문에서 진행한 아미 2023 S/S컬렉션.
K-POP K-CONTENTS K-KINGDOM
패션계에서 한류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지난 10월 초 2023년 S/S 파리 패션 위크에서는 모델 겸 배우 정호연이 루이 비통 쇼의 오프닝을 담당했다. 2022년 F/W 시즌에 이어 두 번째 오프닝 등장이다. 밀라노와 파리 패션 위크는 한류 패션의 영향력을 새삼 느끼게 했다. K-팝 스타들 이 브랜드의 앰배서더가 되어 우리가 동경하던 케이트 모스, 앰버 발레 타 같은 슈퍼모델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샤넬, 디올, 생 로랑, 셀린느부 터 불가리, 티파니 등 다양한 브랜드의 앰배서더를 블랙핑크 멤버들이 점령했고, 에스파 역시 지방시 컬렉션에 참석했다. 뉴욕 패션 위크의 루 키로 주목받는 디자이너 피터 도는 SM엔터테인먼트와 파트너십을 체 결했다. 한국 디자이너에 대한 러브콜도 쏟아지고 있다. 돌체앤가바나 는 지속적으로 젊은 패션 인재를 후원·육성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한국 디자이너 ‘미스 소희’를 발탁했다. 미스 소희(박소희)는 “할머니 댁에 있 던 전통 자수 작품과 민화가 그려진 책을 찬찬히 살펴봤던 기억에서 영 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민화 속 정겨운 까치, 호랑이, 사슴, 나비, 파도, 모란, 해, 달, 별, 구름 등을 자수로 새겨 넣은 드레스는 밀라노 관중을 매 료시켰다. 한편 영국의 슈퍼카 브랜드 맥라렌은 한국 디자이너 김리을과 협업해 ‘맥라렌 GT, 한국을 입다’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한국 전통 복식 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김리을은 맥라렌 슈퍼카를 완전히 한국적인 모습으로 변신시켰다. 차량 외관 전체를 화이트로 래핑한 뒤 산수화를 그려 넣었고, 전통 자개 소재를 기어 박스, 손잡이, 센터페시아 주위 플라 스틱 패널 곳곳에 포인트로 활용해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최근 리 노베이션을 한 까르띠에 메종 청담도 마찬가지다. 한옥의 문살과 창호, 보자기 같은 한국의 전통 공예에서 영감받은 내부 디테일, 프랑스의 시 각으로 재해석한 한국 산수화, 경복궁 향원정 연못을 유유자적 만끽하는 까르띠에의 상징 팬더 조각상 등이 색다른 멋을 느끼게 한다
K-ART WORLD
한류는 디자인·건축·미술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다. 해외 주요 언론이 앞다퉈 한국 문화를 특집 기사로 다루고,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아트 페어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은 역대급 흥행을 거두며 5년 연속 공동 개최를 결정했다. 런던 한복판에서도 한류는 인기 키워드다. 노팅 힐의 아트센터 코로넷 극장에서는 최정화 작가, 국악 그룹 이날치, 엠비규어스댄스컴퍼니 등이 참여한 코리안 페스티벌이 열렸고, 빅토리아&앨버트 뮤지엄에서는 <한류! 코리안 웨이브(Hallyu! The Korean Wave)> 전시가 내년 6월 25일까지 열린다. 빅토리아&앨버트 뮤지엄의 한류 전시는 영화 <기생충>이나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흥행하기 전인 2018년부터 기획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지금처럼 한류에 대한 호감이 정점을 찍었을 때 공개된 것.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국 아티스트와의 컬래버레이션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그간 명품 브랜드의 협업은 서구의 아티스트 또는 럭셔리 마켓이 강한 일본, 아시아 소비의 큰 축인 중국 위주로 진행됐다. 하지만 한국의 문화적 역량이 커지고 호감도도 높아지면서 이제는 한국 작가에게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 생 로랑은 ‘프리즈 서울’ 기간에 작가 이배와 함께 단독 부스를 마련해 ‘붓질’ 시리즈를 선보였고, 샤넬은 정희승·박진아·박경근 작가 등과 ‘아트토크’를 진행했다. 가장 핫한 소식은 루이 비통이 올 하반기, 박서보 작가의 작품을 모티브로 한정판 아티카퓌신 백을 출시할 예정이라는 것! 루이 비통이 한국 예술가와 협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는 박서보 작가의 대표연작 ‘묘법’ 시리즈 중 2016년에 선보인 작품을 기반으로 제작 중이라는소문이다. 더불어 11월 1일에는 서울 경복궁 일대에서 구찌 패션쇼가 예정되어 있다.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구찌 코스모고니’ 컬렉션에 한국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에 대한 구찌의 경의를 담을 계획이다. 한국적 영감이 반영된 구찌의 새로운 컬렉션은 어떤 모습일까? 런웨이로 변모한 경복궁은 얼마나 멋질까? 세계적인 기대와 관심이 대한민국 서울로 다시 한번 집중되고 있다.
writerMyung Sujin 패션 칼럼니스트 editorYu Jie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