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ISTIC HIDEAWAY
단 하룻밤을 머물더라도 나 자신에게 온전히 부여된 치유의 시간을 놓칠 수는 없다.
자연과 문화를 품은 스파 호텔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다독여보자.
ARCTIC BATH
북유럽에 남아 있는 ‘마지막 야생의 땅’으로 불리는 스웨덴 라플란드. 여름에는 밤늦도록 해가 지지 않 고, 겨울에는 긴긴밤 오로라의 향연이 펼쳐지는 이곳에선 굳이 특별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매 순간 이 새로운 경험 그 자체다. 룰레Lule강 인근, 라플란드의 작은 마을 하라즈Harads에 들어선 아틱 배 스는 비교 불가한 자연환경과 그 안에 절묘하게 녹아든 건축물 그리고 현지 고유의 전통과 문화가 어 우러진 이색 웰니스 여행지다. 랜드, 워터, 스위트의 세 가지 콘셉트로 구성한 12개의 캐빈은 말 그대 로 육지 또는 물 위에 떠 있는 형태. 나무, 돌, 패브릭 등 현지의 전통 자재를 활용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설계했다. 목재와 따뜻한 색감의 패브릭이 주를 이루는 인테리어는 세상과 동떨어진 야생에서 아늑하고 안전한 나만의 쉼터를 만들어준다. 그 안에서도 좀 더 프라이빗한 순간을 누리고 싶다면 나선형 계단으로 이어지는 다락에 오르거나 각 캐빈에 딸린 야외 덱으로 나가보자. 광활한 북 극의 대지가 바로 눈앞에 펼쳐진다. 여름에는 호텔 가이드 투어를 진행하고, 겨울에는 스노슈잉과 허 스키 투어 등 다이내믹한 아웃도어 액티비티가 기다린다.
중앙의 거대한 노천 얼음탕을 중심으로 3개의 사우나 시설, 스파 트리트먼트 룸, 아웃도어 저쿠지가 둘러싸고 있다.
라플란드의 자연에 파묻혀 고요하고도 완벽한 힐링의 순간을 맞이하는 것. 특히 사우나에서 체온을 올린 뒤 룰레강
의 얼음물로 뛰어드는 45분간의 마인드풀 사우나 익스피리언스는 현지 전통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아틱 배스의 시
그너처 코스다.
ADD Ramdalsvägen 10, 961 78 Harads, Sweden CONTACT www.arcticbath.se
CHABLÉ YUCATÁN
멕시코 유카탄반도에 전해오는 경이로운 마야문명의 전통과 스파 호텔의 놀라운 조화를 경험해보자. 18세기 대목장 부지에 들어선 차블레 유카탄은 자연환경과 유적, 그리고 수 세기 전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웰니스에 심혈을 기울였다. 오래된 농장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야자수가 드리운 은신처 같은 빌라와 수영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몸과 마음을 치유해줄 보물을 찾아 이곳을 방문한 이들을 위해 마야의 주술사가 당장 뛰쳐나와 모던한 스위트 빌라로 안내할지도. 천연 석회암 지하수인 세노테cenote가 흐르는 야외 풀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고 오직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다. 과거 마야인은 세노테를 신성한 물로 여겼다. 호텔의 빌라마다 수영장과 베란다, 해먹이 딸려 있고, 넓은 욕실에서는 정글이 내려다보인다. 가장 큰 객실인 로열 빌라는 정글 속 별장이나 다름없다. 140m2(약 42.3평)의 야외 수영장, 독립된 스파 시설과 피트니스 룸, 미니 영화관까지 갖췄다. 차블레 유카탄에서는 하이엔드와 로컬리티, 과거와 현재가 뒤섞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차블레 유카탄의 스파는 신비한 경험의 연속이다. 세노테의 투명한 물 위에 세운 스파 시설에서는 허브 전문가와 테라피스트가 고안한 트리트먼트를 제공한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전통적이고 영적인 스파 프로그램이다. 멕시코 전통 사우나인 테마즈칼에서 노폐물을 배출하고 난 뒤, 마야의 샤먼이 영혼을 치유하는 의식으로 온갖 번뇌를 말끔히 잊어보자.
ADD Tablaje 642 San Antonio Chablé, 97816 Chocholá, Yucatán, Mexico
CONTACT www.chablehotels.com/yucatan
BOTANIC SANCTUARY ANTWERP
전위적 패션을 전 세계에 전파하는 벨기에 앤트워프에 5성급 호텔이 문을 열었다. 지극히 앤트워프스러운 분위기로 충만한 지속 가능한 콘셉트의 식물 호텔이다. 도심의 야외 식물원과 연결된 중세 수도원 단지는 이제 1백8개의 객실과 아름다운 스파, 그리고 15세기 예배당으로 이루어진 보태닉 생추어리 앤트워프다. 새롭게 리노베이션한 과거 수도원 건물은 수 세기 동안 병원으로 운영됐고, 정원에서는 치료를 위한 약초를 재배했다고 전해진다. 오늘날에는 환자와 수도사 대신 패션으로 무장한 손님이 줄지어 방문하지만, 보태닉 생추어리는사람들을 보살피던 공간 본연의 역할을 잊지 않았다. 짙푸른 가지를 늘어뜨린 식물은 로비에서부터 투숙객을 여유로운 시간으로 안내한다. 레스토랑과 스파, 정원으로 이어지는 식물의 향연을 보기만 해도 마음에 안정이 찾아올 것. 객실은 수도원의 검박한 스타일을 지우지 않으면서 숭고한 분위기로 고급스럽게 재해석됐다. 여기에 북유럽 스타일의 친환경 디자인으로 완성한 스파까지 갖추었으니 도심 속 안식처로 이만큼 완벽한 장소는 없을 듯.
유럽의 유명 스파 건축가인 하인츠 슐레테러Heinz Schletterer가 만든 보태닉헬스 스파는 호텔의 자랑거리. 햇살이 쏟아지는 1,000m2(약 302평) 규모의 스파에는 18m 길이의 수영장과 사우나, 트리트먼트 룸, 피트니스 룸, 비타민과 허브를 제공하는 바 등을 갖췄다. 식물 요법과 한의학 등의 자격증을 보유한 테라피스트가 60분부터 길게는 7일까지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몸과 마음을 보살펴준다.
ADD Leopoldstraat 26, 2000 Antwerpen, Belgium CONTACT www.botanicantwerp.be
LA SULTANA MARRAKECH
모로코 마라케시의 풍부한 역사 한가운데서 〈천일야화〉 속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면 라 술타나 마라케시에서 여행 짐을 풀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왕궁 사이에 자리한 이곳은 과거 술탄이 시종에게 선물로 내린 저택이었다. 후손이 지켜온 저택이 역사와 문화를 잇는 지속 가능한 호텔로 다시 태어난 것. 라 술타나 마라케시는 화려하고 정교한 예술 작품에 버금가는 인테리어로 투숙객을 매혹한다. 이곳의 가치를 정의할 수 있는 공간은 각기 다른 정체성을 드러내는 5개의 모로코식 실내 정원 리아드riad다. 모로코 정부의 역사유산기구와 협업해 복원한 정원은 흡사 살아 있는 박물관을 방불케 한다. 부조 장식과 강렬한 모자이크 타일, 황토색 테라코타와 푸른 야자수의 대비가 마라케시의 우아한 과거를 넌지시 알려준다. 마라케시 문화유산을 더욱 진지하게 탐구하고 싶은 투숙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호텔의 쿠킹 클래스에서 전통 음식을 배워보거나, 차로 약 10분 거리
의 이브생 로랑 박물관 투어를 신청해 모로코의 영감을 흡수해보자.
에스닉한 분위기가 감도는 스파 시설은 호텔과 마찬가지로 세밀하고 우아한 실내장식 마감이 특징. 저 멀리 아틀라스Atlas산맥의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옥상 테라스 바에서 모로코산 카베르네 소비뇽을 맛보아도 좋다.
ADD 403 Rue de La Kasbah, 63-67 rue Boutouille, Marrakech, Morocco
CONTACT www.lasultanahotels.com
RETREAT SETOUCHI AONAGI
세토우치로 불리는 세토내해는 일본열도의 규슈, 시코쿠, 혼슈로 둘러싸인 바다를 뜻한다. 이 바다를 조망하는 리트리트 세토우치 아오나기는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건축 여정이 스며든 곳. 1998년 선보일 당시에는 기업 소유의 게스트하우스 겸 미술관으로 쓰였기 때문에 별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안도가 이곳을 럭셔리 호텔로 리모델링하는 프로젝트를 다시 맡으며 리트리트 세토우치 아오나기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저명한 건축가의 작품답게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완벽함을 추구한다. 콘크리트의 단단함과 유리의 개방감이 맞물린 공간은 휴식을 위한 필수 요소만 적재적소에 갖췄다. 층고가 높은 7개의 스위트는 바다 전망을 갖추었고, 본관 옥상 인피니티풀은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영장으로 꼽힌다.
리트리트 세토우치 아오나기의 올 댓 스파All that SPA는 규모는 작지만 프라이빗한 스파를 원하는 이에게 더할 나위 없는 선택지다. 청량한 세토내해를 내려다보는 공간에서 유자, 귤, 포멜로 등 현지 특산물을 함유한 천연 재료로 진행하는 트리트먼트 스파를 경험해볼 것.
ADD 794-1 Yanaidanimachi, Matsuyama, Japan CONTACT www.setouchi-aonagi.com
writer Hur Taewoo 여행 매거진 〈피치 바이 매거진〉 편집장
editor Lim Ji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