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의 물음, 호르몬에 답이 있다
나이 들면 생기는 크고 작은 증상과 복잡한 마음 상태는 어쩌면 다 호르몬 때문일 수 있다.
단언컨대 호르몬에 귀를 기울이면 더욱 건강해질 것이다. 연령대별 건강에 관여하는 핵심 호르몬의 종류와 관리법을 소개한다.
호르몬hormone은 ‘자극하다’라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온 말로, 혈액을 타고 흐르면서 신체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각 장기를 자극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화학물질을 말한다. 호르몬은 남성을 남성답게, 여성을 여성답게 하며, 혈당·혈압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게 한다. 신체 성장과 발달, 대사, 항상성 유지뿐 아니라 감정에도 관여한다.
우리 몸에는 수천 가지 호르몬이 있는데, 너무 적거나 많이 생산되면 신진대사의 균형이 깨져 각종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성호르몬이다. 여성호르몬은 50세 전후가 되면 급격히 감소하는데, 이와 함께 얼굴 화끈거림, 불면, 우울 같은 각종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남성호르몬이 떨어지면 성욕 감소, 발기부전, 근력 감소, 우울감 등을 겪을 수 있다. 인슐린도 제 기능을 못하면 당뇨병이 생기고,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하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생긴다.
너무 많아도 적어도 문제인 호르몬, 그렇다면 어떻게 균형을 맞출 수 있을까? 호르몬은 우리 몸에서 스스로 만들어내는 물질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먼저다. 올바른 식습관을 통해 적정 체중 유지, 5대 영양소가 포함된 식단 실천, 하루 30분 주 5회 중등도 이상 운동,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하다. 만약 이유 모를 불편한 증상이 지속된다면 한 번쯤은 ‘호르몬 탓’을 해보자. 작은 노력으로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인생 호르몬의 일대기
호르몬은 건강은 물론 키, 성격, 기분, 몸매 등을 좌우하기 때문에 일생에 걸쳐 정상적으로 분비돼야 한다. 대개 20세부터 호르몬 분비량이 조금씩 줄어든다는 전문 소견이 있다. 나이가 들면서 쉽게 피로해지거나 활력이 떨어지거나 이런저런 잔병에 시달리는 것도 모두 호르몬 분비에 문제가 생겨서일 가능성이 높다. 연령대별 꼭 챙겨야 할 호르몬, 문제가 생기기 쉬운 호르몬을 알아본다.
키가 경쟁력이 된 시대. 수백만원, 수천만원 들여서 자녀에게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히기 전에 몸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성장호르몬에 주목하자.
10대에 가장 활발하게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은 키를 키우는 데 핵심적인 호르몬이다. 성장판을 자극하고 근육의 단백질 합성을 촉진해 ‘성장’을 유도한다. 성장호르몬은 어린이의 키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지방을 분해하고 근육을 만드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어른한테도 필요하다. 농도가 높아지지 않으면 성장호르몬이 그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기에 골든 타임을 놓치면 안 된다. 성장호르몬은 하루 중 오후 4~5시와 밤 10~11시, 오전 1~2시에 많이 분비된다. 성장호르몬 촉진에 가장 중요한 건 일정한 수면 리듬을 만드는 것이다. 또 탄수화물·단백질·지방·비타민·미네랄 등 5대 영양소를 함유한 균형 잡힌 식단과 함께 적당한 운동도 필수다. 근육의 수축과 이완이 반복되면 성장판이 자극받고, 혈액순환과 대사 활동도 증가시켜 아이의 성장을 촉진한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를 줄인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성장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하는 요인 중 하나다.
키가 쑥쑥 자라는 키 성장 클리닉 |
젊음은 그 자체로 빛이 나지만, 그만큼 힘들기도 하다. 앞날이 불투명한 20대, 사회에서 자리를 잡아야 하는 30대의 인생은 고달프다. 젊기에 그들이 관리해야 할 호르몬이 바로 스트레스 호르몬. 청춘을 만끽할 수 있도록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에도 주목하자.
‘코르티솔’은 부신에서 분비된다. 스트레스 상황에 대항해 적절히 분비되면 긴장 상태를 유지하며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지만, 코르티솔이 지나치게 오래 분비되면 면역 체계를 저하시켜 잔병치레가 늘고 피로감이 심해지며 쉽게 배가 고파진다. 또 신진대사에 이상을 유발해 혈압이 높아지고 혈당 관리가 안 된다. 코르티솔이 과하게 분비되면 부신은 피로해진다. 이를 ‘부신 피로’라고 하는데, 쉬어도 해소되지 않는 극심한 피로가 특징이다. 부신 피로는 기능 의학에서 병으로 보고 영양 치료를 한다. 비타민 C, 비타민 B5, 감초 등이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요가나 명상, 마사지 등 이완 요법도 도움이 된다.
이유 없이 우울하고 불안하다면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 부족을 의심해야 한다.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불안, 우울, 강박, 스트레스가 나타난다. 편두통, 기능성 소화 장애에 시달리며 과식, 과음 등을 초래하기도 한다. 세로토닌을 보충하려면 날씨 좋은 날 밖에 나가 햇빛을 쬐면 된다. 세로토닌의 전구물질 트립토판이 든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추천한다. 트립토판은 달걀, 생선, 치즈, 콩, 시금치, 견과류 등에 풍부하게 들어 있다.
20~30대의 스트레스를 낮춰줄 영양제1 GNC • 위헬스 포뮬라 • 1,100mg×60정, 8만9천원 2 NUTRICORE • 비타민 C • 600mg×60정 3만9천원 3 RONIEWELL • 에너지케어 맥스 비타민B • 850mg×60정, 1만5천9백원(온라인 전용) 4 VITAMINBANK • 패밀리츄어블 비타민C 망고파인애플맛 • 1,000mg×90정, 2만4천원 |
보통 40~50대가 되면 성호르몬이 줄어들어 자연스럽게 노화를 겪게 된다. 이때 병에 걸리거나 급속한 노화를 겪지 않으려면? 몸에 안 좋은 음식은 피하고, 규칙적인 식생활과 충분한 수면을 유지하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등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한 기본 습관을 지키면 된다. 몸속 건강, 특히 호르몬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호르몬이 어떤 상태인지에 따라 젊음과 노화가 결정된다.
여성호르몬이 급감하면 얼굴이 화끈거리고 살이 찌며, 잠이 안 오고 우울함을 느끼는 등 수십 가지 불편한 증상이 나타난다. 여성호르몬이 줄면 골다공증, 심장병, 치매 등의 위험도 높아진다. 그래서 폐경 여성에게는 의학적 치료인 ‘여성호르몬 보충 요법’을 권고하는 추세다. 과거 유방암 발병 위험 등의 이슈가 있긴 했지만, 현재까지 내린 결론은 ‘에스트로겐 단독 투여 요법은 유방암 발병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이다.
남성의 남성호르몬은 20대 초반을 최고점으로 1년에 1% 정도씩 감소한다. 남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성욕 감퇴, 성기능 저하, 근육 감소, 활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의학적으로 남성호르몬 보충 요법은 여성호르몬 보충 요법만큼 검증되지 않았다. 여성호르몬제와 달리 남성호르몬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치료비도 비싸다. 식습관 개선, 근력 운동 등을 통해 증상을 개선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남녀 모두 성호르몬 감소로 나타나는 증상 때문에 힘들다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기능성 인정을 받은 건강 기능 식품을 섭취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체 의학 권위자인 애리조나대학교 앤드루 웨일 박사는 불면증 극복을 위해 ‘4-7-8 호흡법’을 제안한다. 먼저 배를 부풀리며 4초간 코로 숨을 들이마시는 복식호흡을 한다. 그런 다음 7초간 숨을 참는다. 그리고 배를 당기며 8초간 입으로 숨을 내뱉으면 된다. 이 호흡법은 폐에 더욱 많은 산소를 공급해 부교감신경을 안정시켜 수면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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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가 넘으면 젊을 때와 달리 기운이 없어진다. 나른함, 피곤함, 빈혈, 변비 등 이른바 노화로 볼 수 있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 모든 것이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증상일 수 있다.
갑상선호르몬은 대사를 조절하고 성장, 발열, 소화 등을 촉진한다. 무엇보다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다.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한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는 피로가 심하고 추위를 많이 느끼며, 쉽게 살이 찐다고 호소한다. 갑자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는 경우도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보다 드물지만, 반대로 갑상선호르몬이 너무 많이 분비되는 갑상선기능항진증도 나타날 수 있다. 이 병에 걸리면 에너지대사가 활발해져 몸에 열이 나고 식욕은 왕성해지지만, 살이 자꾸 빠지고 설사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또 맥박이 빨라져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다. 갑상선호르몬 부족과 과다는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호르몬제를 먹으면 증상이 개선된다.
우리 몸에서 제일 먼저 노화가 일어나는 곳이 혈관이다. 혈관 노화에 핵심적인 호르몬은 인슐린이다.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기능해야 혈관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인슐린이 제 기능을 못하면 혈액 속 당분이 세포에 들어가지 못해 몸속 혈당이 높아진다. 고혈당이 되면 혈액이 마치 설탕물처럼 끈적해지고 혈관이 망가져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당뇨병은 혈관을 망가뜨리면서 몸 전체에 합병증을 유발한다. 인슐린 문제는 잘못된 식습관에서 비롯된다. 고열량·고지방 식단, 밀가루처럼 당 지수가 높은 식단 등이 인슐린을 망가뜨린다. 인슐린 기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당 지수가 낮은 식품을 섭취하고 비만·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한다. 당뇨병으로 진행됐다면 혈당 강하제 복용, 인슐린 주사 치료가 필요하다.
60대 이상이라면 근육을 보호하는 호르몬 마이오카인을 주목해야 한다. 마이오카인은 근육에서 나오는 호르몬이다. 나이가 들면 근육이 감소하는데, 40세를 기점으로 1%씩 줄어든다고 하니 60대가 되면 20% 이상이 줄어드는 셈이다. 근육이 줄면 활동 능력이 떨어지고 온갖 만성질환이 생긴다. 근감소증은 최근 ‘질병 코드’로 지정받았다. 마이오카인은 근육을 보호하고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 에너지대사, 체중 조절, 인지 기능 향상, 혈압과 혈당 관리 등에도 관여한다. 마이오카인은 근육을 만들어야 잘 생기므로 일주일에 3회 이상은 꼭 근육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무거운 아령을 들기보다 근육이 많은 하체 중심으로 스쿼트 등의 전신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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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층에게 추천하는, 에너지 높이는 하체 운동의자 잡고 서서 발끝, 발뒤꿈치 들기① 양손은 의자를 잡고 양발은 모은 채 발뒤꿈치를 천천히 들어 올려 발끝으로만 서서 5초간 유지한다. 이때 허리를 숙이거나 무릎이 구부러지지 않게 주의한다. 발끝부터 종아리, 허벅지 근육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 앉앉았다 일어나기(스쿼트)① 양팔은 팔짱을 끼어 어깨 높이로 들고 양발은 어깨너비로 벌리고 선다. 두 동작을 10회씩 번갈아 실시한다. 의자를 잡고 동작을 하는 데 익숙해지면 의자 없이 해보자. 더 큰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writerLee Geumsook〈헬스조선〉 기자
editorLee Dahyeon
illustratorRyoogood
참고 도서 〈젊음은 나이가 아니라 호르몬이 만든다〉 비타북스 / ©Getty Images, Shutterstock, 바로웰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