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RIME
TIME OF SPORTS
한계를 넘어서는 도전, 영원히 기록될 찬란한 순간을 함께하는 스포츠 워치.
요즘 대세는 단연 스포츠 워치다. 특별한 용도에 맞춰 사용하기 위한 ‘툴tool 워치’에 뿌리를 두며, 드레스 워치에 비해 활동적이고 사용 환경에 구애받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툴 워치의 세부 장르로 많은 시계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다이버 워치다. 잠수를 직업으로 삼는 프로 다이버를 위해 탄생한 다이버 워치는 높은 방수 성능, 어두운 물속에서도 잠수 시간을 확인할 수 있도록 시계 반대 방향으로만 회전하는 베젤과 야광 인덱스 등 섬세한 디테일이 특징이다. 이처럼 특정 용도에 특화되고 드레스 워치에 비해 강인한 툴 워치는 시간이 흐르면서 스포츠 워치 장르로 자연스럽게 이행하기에 이른다. 방수, 내충격, 가독성 등 기술적인 면에서 완숙기에 접어든 현재의 스포츠 워치는 다양한 스포츠 분야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맹활약 중이다.
TENNIS
롤렉스는 그랜드슬램의 공식 스폰서이자 공식 타임키퍼다. 1978년 윔블던의 스폰서로 시작해 2008년 호주 오픈의 타임키퍼, 2018년 US 오픈, 2019년의 롤랑 가로스를 마지막으로 그랜드슬램의 타임키퍼로 등극했다. 롤렉스를 대표하는 선수는 그랜드슬램 20승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로저 페더러다. 그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매 순간에 롤렉스의 시계가 함께했을 정도. 롤렉스는 다양한 분야의 스포츠와 스폰서십을 맺고 있지만 별도의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 경기장 내 공식 타임키퍼도 플루티드 베젤의 워치를 옮겨왔을 뿐이다. 비공식적인 모델도 하나 있다. 바로 ‘윔블던’이라는 별칭을 지닌 데이트저스트다. 초록색 인덱스가 잔디 코트를 연상시키고, 9시 방향의 바 인덱스가 코트를 가로지르는 네트를 연상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또 테니스의 카운트 방식이 0·15·30·40이므로 45분 위치에 바 인덱스를 두어 테니스를 암시했다는 설도 있으나 공식적인 것은 아니다. 또한 한 시대를 대표했던 세레나 윌리엄스도 코트를 떠난다. 그녀는 오데마 피게의 오랜 앰배서더로 로열 오크 셀프와인딩 캐롤리나 부치 리미티드 에디션을 착용한 모습을 선보였는데, 로열 오크를 상징하는 태피스트리 다이얼 패턴을 레이저 메탈라이제이션으로 재해석해 화려한 무지갯빛을 발산한다.
1 ROLEX • 데이트저스트 41 Ref. 126334 • 1천3백만원대
2 AUDEMARS PIGUET • 로열 오크 셀프와인딩 캐롤리나 부치 리미티드 에디션• 7천4백14만원
F1
연간 6억 명에 육박하는 시청자를 거느린 F1은 스포츠계의 꽃으로 시계 브랜드들은 앞다퉈 F1 팀과 파트너십을 맺고 자사의 로고가 주목받길 원한다. F1 2022 시즌의 반환점을 돈 현재 팀 순위는 선두를 달리는 레드불 레이싱, 페라리, 메르세데스-AMG 순이다. 세 팀은 각각 태그호이어, 리차드 밀, IWC와 스폰서십을 맺고 있다. 태그호이어는 자동차 레이스에서 사용하는 크로노그래프에 주력하며 브랜드를 성장시켜왔다. 1980년대 F1의 엔진 공급사 중 하나였던 태그에 인수 합병되면서 이름을 태그호이어로 바꿨고, 탁월한 타임키핑 기능을 바탕으로 F1의 공식 타임키퍼로 활약한 역사가 있다. 태그호이어가 새롭게 내놓은 포뮬러 1은 당시 가장 진보한 시계 기술의 상징인 쿼츠 무브먼트를 장착하고, 형형색색의 유리섬유를 케이스에 적용한 진보적인 모델이었다. 태그호이어는 포뮬러 1 X 레드불 레이싱 모델을 통해 레드불 레이싱과의 스폰서십을 기념한다. 포뮬러 1의 전통인 쿼츠 크로노그래프에 레드불의 리버리를 그대로 옮겨온 컬러링이 인상적이다. 2위 페라리는 리차드 밀과 스폰서십 계약을 맺고 있다. 리차드 밀은 페라리를 위해 케이스 두께 1.75mm의 가장 얇은 시계 RM UP-01 페라리를 내놓았다. 2010년대의 강자 메르세데스-AMG는 오랜 기간에 걸쳐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는 IWC가 지원한다. 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41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포뮬러 원™ 팀 에디션이 그것으로 IWC를 대표하는 파일럿 워치에 강렬한 청록색 핸즈와 인덱스를 더했다. 태그호이어 포뮬러 1 X 레드불 레이싱과 마찬가지로 메르세데스-AMG의 리버리를 상징하는 청록색을 세련되게 케이스 곳곳에 물들여 메르세데스-AMG에 힘을 보태고 있다.
1 IWC • 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41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포뮬러 원™ 팀’ 에디션 • 1천10만원
2 TAG HEUER • 포뮬러 1 X 레드불 레이싱 • 2백83만원
MILLE MIGLIA
쇼파드의 공동 대표인 칼-프리드리히 슈펠레는 알아주는 자동차 애호가다. 그의 자동차 사랑은 개인적인 범주를 넘어 쇼파드의 라인업 구성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스포츠 워치의 한 축을 차지하는 밀레밀리아는 1천 마일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다. 또 1927년부터 30년간 이탈리아에서 벌어진 랠리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탈리아를 남북으로 종주하면 약 1,300km 거리이기 때문에 밀레밀리아는 이탈리아 전역을 달리는 랠리였던 셈이다. 현재 밀레밀리아는 클래식 카로 달리는 빈티지 랠리로 부활했다. 쇼파드는 밀레밀리아의 스폰서가 되자마자 동명의 라인업을 탄생시켰다. 요즘이야 러버 밴드에 타이어 트레드 웨어의 패턴을 새기는 디테일이 흔하지만, 밀레밀리아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자동차 애호가다운 발상이자 디테일이었다. 게다가 밀레밀리아의 러버 밴드는 지나치게 정교하면서도 구불구불한 와인딩 로드 같은 패턴을 보이는데, 레이스용 타이어인 던롭 CR65를 그대로 담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밀레밀리아에는 레이스를 떠올리게 하는 디테일이 많다. 빨간색 화살표 모양의 로고를 이용한 데이트 윈도와 밀레 밀리아 GTS 파워 컨트롤 같은 모델에는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 디자인에 자동차의 연료 게이지를 그대로 옮겨와 손목 위에서도 레이스 감각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CHOPARD • 밀레밀리아 GTS 파워컨트롤 • 1천13만원
OLYMPIC
시계 브랜드에 가장 큰 영예 중 하나는 스포츠 대회의 공식 타임키퍼로 선정되는 일이다. 기록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스포츠 분야에서 신뢰할 수 있는 시계라는 의미는 기술력과 노하우를 인정받은 것과 다름없다. 따라서 올림픽의 공식 타임키퍼라면 그 의미와 영광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오메가는 1932년 LA 올림픽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올림픽에서 펼쳐지는 땀과 눈물, 영광이라는 무수한 드라마와 함께해오고 있다. 1932년 1/10초 정밀 계측이 가능한 스톱워치로 시작해, 1948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전자 기술을 이용한 타임키핑 기술을 적용했다. 수영에서의 터치패드, 연속촬영을 이용한 비디오 판독 등 찰나의 승부를 가늠할 수 있는 타임키핑 기술을 개발해 올림픽 무대를 뒷받침한다. 그러한 오메가이기에 올림픽 시즌이 돌아오면 다양한 올림픽 에디션을 선보이곤 한다. 우리나라와는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씨마스터 크로노그래프 에디션을 내놓았고,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는 태극의 컬러를 모티브로 완성한 씨마스터 플래닛 오션과 다이얼 한편에 오륜 컬러를 넣은 씨마스터 아쿠아테라로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올림픽 공식 타임키퍼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39.5MM 리미티드 에디션은 씨마스터를 베이스로 오륜기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케이스 백 바깥쪽에는 1932년부터 2028년까지 올림픽을 개최하거나 개최 예정인 도시의 이름을 넣어 오메가 올림픽 타임키핑의 여정을 기린다.
OMEGA • 올림픽 공식 타임키퍼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39.5MM 리미티드 에디션 • 8백10만원
FOOTBALL
위블로는 FIFA, UEFA, 프리미어 리그, 개별 축구 팀과 스폰서십, 공식 타임키퍼 계약을 맺고 축구와 관련한 시계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빅뱅 E로 명명한 커넥티드 워치는 전용 축구 앱을 탑재해 경기 관전을 흥미롭게 만들었다. 축구와 관련한 기계식 시계로는 2개의 레트로그레이드로 축구 경기 시간인 45분과 추가 시간까지 표시할 수 있는 빅뱅 유니코 크로노 바이-레트로그레이드를 선보인 바 있다. 빅뱅 유니코 UEFA 챔피언스 리그는 위블로가 스폰서십을 맺은 UEFA를 위해 탄생했다. UEFA의 심벌을 떠올리게 하는 파란색 세라믹 케이스와 러버 밴드, 미들 케이스와 러버 밴드 측면은 블랙으로 물들였다. 다이얼 9시 방향 스몰 세컨드 윈도는 UEFA의 심벌인 별을 연결해 만든 축구공 모양으로 제작해 섬세한 디테일을 드러낸다. 인 하우스에서 제작한 유니코 2 무브먼트를 탑재한 빅뱅 유니코 UEFA 챔피언스 리그는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이용해 축구 경기 시간을 계측할 수 있다. 경기의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푸시 버튼을 눌러 크로노그래프를 작동하면 오픈워크 다이얼을 통해 크로노그래프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작동과 함께 부드럽게 회전하는 칼럼 휠, 이와 연동한 레버의 움직임도 다이얼 사이드에서 관찰할 수 있다.
HUBLOT • 빅뱅 유니코 UEFA 챔피언스 리그 • 3천6백91만원
YACHT
경기 방식과 연관해 시계가 고유한 기능을 발휘하는 종목은 요트다. 요트 레이스용으로 제작한 시계를 레가타 워치라고 부르는데, 이는 이탈리아 곤돌라 경주에서 유래된 요트, 보트 경주 등을 레가타라고 부르는 데서 시작된 이름이다. 요트 경주는 지정된 출발 구역에서 바람에 따라 돛의 방향을 바꿔가며 분주한 준비가 시작된다. 이 때문에 10분 전, 5분 전, 출발까지의 시간을 명료하고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는 시계가 필요해 카운트다운을 강조하는 특징을 지닌다. 세밀한 인덱스 대신 강렬한 컬러나 디지털 표시를 이용해 흐름을 재빨리 확인할 수 있다. 오메가의 다이버 300M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크로노그래프 44mm 아메리카스컵은 아메리카스컵에서 공식 타임키퍼로 활약한 것을 기념해 내놓은 모델이다. 특유의 물결무늬 다이얼 3시 방향에는 5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인디케이터와 카운터를 올렸다. 빨간색으로 강조한 카운터는 출발 전 10분에서 5분까지의 구간에 하얀색을 사용했고, 5분부터 출발까지는 하얀색과 빨간색을 절반씩 사용해 강조했다. 안쪽으로 디지털 방식의 카운터를 이중으로 배치해 레가타 기능을 강화했다. 파네라이는 요트 레이싱 팀 루나 로사를 후원하고 있으며, 이들을 위한 에디션을 내놓았다. 그중 하나는 레가타 기능을 갖춘 루미노르 루나 로사 레가타 PAM01038이다. 크로노그래프와 유사한 다이얼이지만 중앙에 위치한 크로노그래프 핸드 카운터 핸드, 그리고 4시 방향의 푸시 버튼을 이용해 레가타 기능을 수행한다. 주요 준비 구간은 루나 로사의 팀 컬러인 레드와 화이트를 이용해 구분했으며, 레가타 기능을 사용하지 않으면 일반적인 방식의 크로노그래프로 사용 가능해 범용성이 높다.
1 OMEGA • 다이버 300M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크로노그래프 44mm 아메리카스컵 • 1천4백80만원
2 PANERAI • 루미노르 레가타 블루 마레 PAM01216 • 2천2백만원대
3 PANERAI • 루미노르 루나 로사 레가타 PAM01038 • 2천9백만원
writerKoo Kyochul 타임포럼 대표
editor Yu Jie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