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YBRID UNION
예상치 못한 만남으로 모두를 열광시키는 요즘 컬래버레이션.
컬래버레이션은 훌륭한 마케팅 전략 중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패션계는 날마다 새로운 협업을 선보이며 진화한다. 전혀 다른 필드의 두 브랜드가 만나 시너지를 내는 게 유행이던 시절을 지나 요즘에는 결이 비슷한 패션 브랜드의 협업이 두드러진다. 대표적으로 ‘펜다체’란 신조어를 탄생시킨 펜디와 베르사체의 2022년 ‘스왑’ 컬렉션. 각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서로의 컬렉션을 디자인하며 협업의 개념을 확장시켰다. 또 구찌 탄생 1백 주년을 기념한 아리아 컬렉션은 해커 프로젝트라는 독특한 발상으로 발렌시아가와 새로운 융합을 이끌어내기도. 협업 대상의 경계도 사라지고 있는데, 아티스트, 셀러브리티, 인플루언서, 캐릭터 등 비브랜드와의 협업이 그 예다. JW 앤더슨은 애니메이션 <달려라 하니> 캡슐 컬렉션을 선보여 당차고 발랄한 여성상을 ‘하니’라는 캐릭터로 표현했다. 생 로랑은 작가 이배와 함께 ‘붓질’ 작품으로 2022년 프리즈 서울을 기념했다. 이렇듯 패션계는 저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이색적인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다. 오는 6월, H&M은 뮈글러와의 만남을 예고했고, 푸마는 6년 만에 아티스트 리한나와 다시 한번 뭉칠 예정. 올 상반기에도 수많은 협업 소식이 줄을 잇고 있으니 마음껏 즐길 일만 남았다.
MAISON MARGIELA × GENTLE MONSTER
끊임없는 실험 정신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두 브랜드, 메종 마르지엘라와 젠틀몬스터가 협업 소식을 전했다. 메종 마르지엘라를 상징하는 4개의 화이트 스티치를 선글라스에 적용하거나 프레임 상단에 컬렉션의 로고 장식을 더하는 등 감각적 디자인이 돋보인다. 이 컬렉션은 두 브랜드의 창의성과 자기표현의 가치라는 의미를 담은 선글라스, 안경을 총 11개 디자인으로 선보인다. 패키지는 메종 마르지엘라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존 갈리아노의 아방가르드한 무드가 그대로 느껴지는 글램 슬램 클러치에서 영감 받은 디자인으로 완성해 소장 욕구를 자극한다.
MONCLER, THE ART OF GENIUS
몽클레르는 끊임없는 도전으로 컬래버레이션의 범위를 확장시킨다. 지난 2월, 런던에서 공개한 아트 오브 지니어스에서는 협업을 넘어 공동 창조 개념을 제시했다. 릭 오웬스, 퍼렐 윌리엄스 등의 크리에이터는 물론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해 올림피아를 주제로 완성한 각각의 공간을 선보인 것. 화려한 라이브 공연부터 디지털로 구현한 산악 지대까지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벤트를 완성했다.
LEVI’S® × STÜSSY
스트리트 룩과 서브컬처를 선호한다면 리바이스와 스투시의 만남을 주목할 것. 인디고 워싱 데님 소재를 중심으로 빈티지한 무드가 물씬 풍기는 타입 II 트러커 재킷과 501䞵 팬츠를 선보였다. 각 브랜드의 로고를 결합해 엠보싱 모티브로 입체감을 준 디자인도 특징. 8구 로고, 더블 S 등 브랜드를 상징하는 디테일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LOEWE × HOWL’S MOVING CASTLE
환상의 세계로 떠나보자. 로에베와 스튜디오 지브리는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이은 세 번째 협업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공개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사랑스러운 캐릭터들과 특유의 낭만적 분위기가 로에베의 장인 정신과 만나 생동감 있게 표현된 것. 로에베는 여러 가죽을 수작업으로 잘라 퍼즐처럼 조립하는 레더 마케트리 공법부터 자수, 아플리케 등 다채로운 기법으로 공예에 대한 애정과 기술력을 여과 없이 담아냈다. 가방부터 레디투웨어, 스몰 레더 굿즈까지 다양한 카테고리로 출시되니 일상에 귀여운 포인트를 더해보길.
TIFFANY&CO. × NIKE
스니커즈 마니아들을 두근거리게 할 협업 소식이 공개되었다. 바로 티파니와 나이키의 만남이 성사되었다는 것! 에어 포스 1 출시 40주년을 기념해 ‘레전더리 페어’라는 타이틀로 ‘티파니×나이키 에어 포스 1 1837’ 스니커즈를 선보였는데, 블랙 컬러 스웨이드 소재에 아이코닉한 티파니 블루 컬러의 스우시로 포인트를 줬다. 아울러 티파니×나이키 에어 포스 1 1837 슈박스도 추가로 공개했다. 1개당 1백55시간을 들여 전통적인 은세공 기술로 제작한 이 슈박스에는 티파니의 장인 정신이 가득 담겨 희소성이 높다.
RIMOWA × PALACE
‘여러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팔라스가 디올, 펜디, 아디다스 등과 협업을 진행하며 캐리어 디자인의 영역을 넓히는 리모와와 손을 잡았다. 두 협업 장인들의 만남은 역시나 기대 이상으로 멋진 결과물을 내놓았다. 팔라스는 거대한 돌기둥을 향해 걸어가는 유목민과 그것을 지켜보는 모래 조각 여인상의 모습으로 디스토피아적 풍광을 강렬하게 표현했다. 리모와의 오리지널 캐빈 데저트 슈트케이스에 디지털 프린팅을 사용해 이 초현실적인 아트워크를 생생히 담아냈다.
LOUIS VUITTON × YAYOI KUSAMA
루이 비통이 세계적인 거장 아티스트 쿠사마 야요이와 10여 년 만에 다시 협업을 발표했다. 두 번째 협업은 ‘무한함의 창조’를 주제로 그녀의 시그너처인 물방울무늬와 호박 모티브를 사용한 남성과 여성 레디투웨어부터 액세서리, 향수까지 폭넓은 카테고리로 선보였다. 전 세계 곳곳의 루이 비통 플래그십 스토어 쇼윈도를 쿠사마 야요이의 모습을 한 조각상이 장식했고, 도쿄의 랜드마크인 도쿄 타워, 신주쿠와 시부야 일대를 캠페인 영상이나 조명으로 알록달록하게 물들였다.
JIMMY CHOO
× PRETTY GUARDIAN SAILOR MOON
‘1990년대 전 세계 소녀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던 〈달의 요정 세일러문〉이 창간 30주년을 맞아 지미추와 손잡고 슈즈 컬렉션으로 탄생했다. 지미추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산드라 초이는 이번 협업은 여성의 개성과 자신감에 대한 표현이라고 소감을 전하며, 옷과 신발은 슈퍼히어로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아이템이라고 강조했다. 로맨틱한 디자인에 동시대적 메시지를 풀어낸 이 컬렉션을 놓치지 말 것.
FENDI × MARC JACOBS
작년 9월, 펜디는 바게트 백 탄생 25주년을 맞아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 뉴욕에서 개최된 바게트 컬렉션이 바로 그것. 마크 제이콥스, 티파니, 포터, 사라 제시카 파커가 참여한 이 컬렉션은 뉴욕에 대한 경의와 바게트 백의 혁신적 변화를 재조명했다. 특히 마크 제이콥스는 펜디 로고에 자신의 브랜드와 동일한 서체 및 블랙&화이트 컬러를 적용한 캡슐 컬렉션을 출시했다. 재해석한 로고는 펜디의 아이코닉한 바게트 백과 피카부 백, 그리고 레디투웨어까지 다채롭게 어우러져 과감하고 유쾌한 감성으로 풀어냈다.
editorYu Jie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