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드 드 샤넬 컬렉션
샤넬의 진취적 행보는 하이주얼리에서도 돋보였다. 가브리엘 샤넬이 1920년대 당시 남성복에만 사용하던 트위드 소재를 여성복에 사용해 여성에게 해방을 선물했듯, 트위드 소재를 하이주얼리로 재탄생시켜 또 한 번의 경이로움을 선사한 것. 특히 트위드 꾸뛰르 네크리스는 컬렉션의 상징적인 피스로 로즈 골드에 핑크 사파이어, 진주, 다이아몬드 등 다양한 스톤을 나열해 스톤 각각의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9백80개 이상의 분절을 이어 더 유연한 움직임으로 업그레이드했는데, 그야말로 트위드 소재 특유의 ‘직조’된 텍스처를 구현함으로써 하우스의 아이코닉한 디자인 코드와 정교한 기술력을 모두 담아냈다. 이 외에도 카멜리아부터 태양, 사자, 리본 그리고 코메트까지 가브리엘 샤넬이 사랑한 아이콘이 살아 숨 쉬는 트위드 드 샤넬 컬렉션을 주목해보자.
트위드 꾸뛰르 네크리스
딥 타임 챕터 II 컬렉션
루이 비통이 딥 타임의 두 번째 챕터를 통해 하이주얼리 행보를 힘차게 이어나간다. 작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성대하게 공개한 하이주얼리 ‘딥 타임 챕터 II’ 컬렉션은 주얼리&워치 아트 디렉터 프란체스카 앰피시어트로프의 다섯 번째 컬렉션으로, 행성의 탄생에서 생명의 등장과 번영에 이르기까지 지구의 역사를 아우르는 심오한 여정을 보여준다. 이 컬렉션은 루이 비통의 하이주얼리 역사상 가장 많은 수량을 자랑하는데, 첫 챕터에만 95점, 컬렉션 전체에는 1백70점 이상의 독창적 주얼리 작품과 기록적인 수의 희귀 보석을 담아냈다. 최상위 품질의 보석을 선보이는 각각의 테마는 변화와 생명, 상호 연결성의 서사를 루이 비통이라는 연결 고리를 중심 삼아 앰피시어트로프 특유의 대담한 색채로 펼쳐 보인다. 이 컬렉션을 상징하는 대표작 미어리드 네크리스는 물결 형태의 DNA와 이중나선 형태에서 단서를 얻어 아이덴티티를 상징하는 V 모양의 목걸이와 커프로 구현했다. 다이아몬드를 세팅 한 줄이 피스를 감싸는 모습은 메종의 트렁크를 운반하는데 사용했던 견고한 밧줄을 회상시키며, 여성스러움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보여준다.
미어리드 네크리스
디올 델리카 디올 하이주얼리 컬렉션
자신만의 독창적 미학과 하우스의 근간이 된 오트 쿠튀르 코드를 접목해 아름다운 주얼리를 제작하는 디올의 주얼리 아티스틱 디렉터 빅투아르 드 카스텔란. 그녀가 2024년 새롭게 선보이는 디올 델리카 디올 하이주얼리 컬렉션은 총 79피스의 주얼리 작품으로 구성했으며 루비, 에메랄드, 블루 사파이어, 루벨라이트, 탄자니아, 파라이바 타입 투르말린 등 화사한 컬러의 매혹적인 젬스톤을 더해 완성했다. 엮거나 꼬아 만든 끈 디테일인 브레이드에 주목한 2022년 갈롱 디올 하이주얼리 컬렉션과 섬세한 레이스의 우아함을 면밀히 탐구해 재해석한 2023년 디어리스트 디올 하이주얼리 컬렉션에서 영감받았으며, 각 특징을 적용해 디올 델리카 컬렉션을 탄생시켰다. 일률적으로 세팅하거나 기하학적 요소를 접목한 구조적 디자인이 돋보이며, 주얼리 곳곳에 식물 모티브를 적용해 자연에 무한한 애정을 표현한 무슈 디올의 열정을 녹여냈다. 디올 델리카 컬렉션을 통해 섬세하면서 강인하고, 우아하면서 대담한 디올 우먼의 다채로운 여성미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위부터) 디올 델리카 네크리스 • 디올 델리카 이어링 • 디올 델리카 이어링
펜디 트립티크 컬렉션
패션 브랜드의 하이주얼리 행보에 펜디가 동참했다. 2023 F/W 쿠튀르 쇼에서 공개한 2023 하이주얼리 ‘펜디 트립티크’는 메종의 3대손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델피나 델레트레즈 펜디의 손길로 탄생했다. 전통적 아름다움에 자유로운 터치를 더하는 그녀의 주특기는 하이주얼리에서도 빛을 발했다. 전통과 관습에서 탈피한 3D 디자인에 장엄한 로마 건축물과 자연 세계에서 발견한 다양한 비대칭 요소가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펜디의 아이덴티티가 섬세한 주얼리에 강렬함을 더한 것. 이렇듯 펜디 트립티크 컬렉션의 유니크 피스에는 펜디 세계의 역사적 요소가 곳곳에 숨어 있다. 1981년 칼 라거펠트가 제작한 ‘칼리그래피Karligraphy’ 필기체 모티브를 연상시키는, 눈을 속이는 트롱프뢰유trompe-l’oeil 필기체 FF 모티브부터 직사각형 바게트 컷의 깔끔한 라인과 구조, 섬세하게 연결되어 골드 특유의 가벼움과 투명함, 움직임을 돋보이게 하는 구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왼쪽부터) 크레센덤 링 • FF 럭터스 네크리스
구찌 알레고리아 컬렉션
구찌는 지난 6월 피렌체 세티만니 궁전에서 새로운 하이주얼리 컬렉션 ‘알레고리아Allegoria’를 공개했다. 이번 컬렉션은 변화하는 사계절의 순환 속 아름다움을 찬미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이어지는 1년의 여정 속 삶과 시간을 표현하기 위해 고귀한 컬러 프레셔스 스톤과 장인의 손길이 깃든 다채로운 커팅이 함께한다. 그중 봄 테마를 대표하는 알레고리아 네크리스는 104.4캐럿의 스리랑카산 쿠션 컷 옐로 사파이어가 생동감 있게 빛난다. 그 주변을 정교한 별 모티브와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 오픈워크 메탈로 감싸고, 푸른빛 에나멜 세팅을 더한 구찌의 상징적인 플로럴 모티브 체인으로 마무리해 싱그러운 봄을 연상시킨다. 패션 판타지를 현실로 구현하는 구찌의 창의적 사고와 이탈리아 장인의 정교한 기술력이 만나 새롭게 시작되는 계절의 아름다움을 형상화했다.
(왼쪽부터) 옐로 골드 알레고리아 네크리스 • 화이트 골드 알레고리아 네크리스
EDITOR JUNG SOONYOUNG, YU JIEUN, HWANG EUNCHAE, JO SO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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