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숲이 주는 상상력의 세계
2020/2 • ISSUE 22
writerJang Dongsuk 〈뉴필로소퍼〉 편집장, 출판평론가
나무 다시 보기를 권함
페터 볼레벤/더숲
나무 통역사, 나무 다시 보기를 권함
나무의 시간
김민식/브.레드
역사와 문학에 스며든, 나무의 시간
40여 년간 목재 딜러와 컨설턴트로 일한 김민식의 <나무의 시간>은 역사, 건축, 과학, 문학, 예술에 담긴 나무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다. 릴케는 프랑스의 가로수 아래서 그 유명한 시들을 썼고, 슈베르트는 라임나무 아래서 받은 위로에 영감을 받아 여러 곡을 작곡했다. 그런가 하면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적 사랑은 뽕나무 아래서 끝이 나고야 말았다. 저자는 문학과 역사를 오가면서 나무가 우리 삶에 얼마나 깊이 들어와 있는지 알려준다. 좋은 목재를 찾아전 세계를 찾아다닌 저자의 남다른 안목이 책 곳곳에 스며 있다.
나무의 노래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에이도스
거대한 생명의 그물망을 이룬, 나무의 노래
생물학자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의 <나무의 노래>는 아마존 열대우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지역 등에서 전 세계 12종의 나무를 관찰하고 기록한 책이다. 모든 나무는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나무는 ‘거대한 생명의 그물망’을 이루고 있고, 동식물과 미생물, 인간과 소통하며 하나의 공동체를 이룬다. 저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지역의 올리브나무가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며 새로운 생태를 이루는 것을 이야기하며 인간은 그렇지 못함을 안타까워한다. 그는 ‘인간 대 자연이라는 이분법’의 허상을 걷어내야만 인간이 자유로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숲과 상상력
강판권/문학동네
천변만화하는 우리 숲의 정취, 숲과 상상력
인문학과 나무를 결합한 ‘수학樹學’이라는 학문 체계를 만든 강판권 계명대 사학과 교수의 <숲과 상상력>은 계절에 따라 변하는 우리나라 숲의 정취를 담아낸 책이다. 보은 법주사 오리숲, 영천 은해사 소나무숲부터 화성 융릉과 건릉의 숲 등에 얽힌 역사와 생태 이야기를 풀어낸다. 저자는 숲을 ‘나무들의 공간’이자 ‘생명의 공간’이라고 규정한다. 함께 사는 법을 아는 나무들이, 그들이 이뤄낸 숲이 지구의 마지막 버팀목이기 때문이다. 나무를 올려다보며, 나이테처럼 둥글게 걸으며, 때론 나무 그림자만 밟으며 걷는 숲길 답사의 다양한 방법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