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적 풍경>전은 세대를 불문하고 소통이 가능한 우리시대의 다양한 풍경을 통해 특정장소와 사물, 공간에 대한 응축된 시간과 기억을 환기시켜 공감을 형성하고자 합니다. 이번 전시는 권인경, 김민주, 김윤재, 남경민, 안희정, 양나희, 윤지원, 한희원의 작품 35여 점을 선보입니다.
은유와 환유를 오가는 작가의 감성과 서정성은 일상의 시각적인 것과 언어적인 것 경계에 있는 풍경을 섬세한 시선으로 다가가 다채로운 이야기로 풀어냅니다. <소설적 풍경>전은 산문(散文)같은 다정하고 편안한 감성으로 우리 삶에 다가서고자 합니다. 작가에 의해 재해석되고 재구성되어 내용을 만들어가는 풍경의 모습들은 단순하게 보는 것 이상의 소설을 읽는 듯 한 재미를 더 합니다. 작가들의 기억과 상상은 물론 가상의 기억까지 시각화한 작품들은 우리 일상의 편린과 연상의 조각들이며, 개인적인 독백과 선언, 그리고 기억을 환기시키는 시간여행의 도구가 될 것 입니다. 권인경은 재구성된 작가의 기억의 공간을 꼴라주 기법을 통해 동시다발적 시간 층위의 기억의 파편들 혼합하여 독특한 화면구성을 들여다보게 합니다. 김민주는 현실과 상상의 이질적 요소들의 조화와 균형을 통해 유쾌한 일탈과 상상유희가 가능한 낙원으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김윤재는 입체산수화의 모습을 낭만적으로 풀어 이상적 세계를 가시화합니다. 시공간이 중첩된 남경민의 회화는 실재 풍경 위에 중첩되는 비현실적인 풍경의 모습으로 물리적 공간과 심리적 공간이 만나는 심리적 풍경을 펼쳐 보여 줍니다. 안희정은 특정장소가 지닌 기억을 담은 큐브 작업을 통해 장소의 기억과 시간의 흐름의 축적을 환기시킵니다. 양나희는 2차원의 평면 위에 입체부조로 구획된 직선과 사선의 면을 따라 골판지의 반복된 필선으로 만들어진 색면들의 변주를 통해 공간과 건물이 발하는 사람살이를 은근하고 소박하게 이야기합니다. 윤지원은 실제 장소를 무대의 세트처럼 현실적 거리를 익명화하면서 친숙하면서도 낯선 화면구성을 통해 아릿한 감성을 자아냅니다. 한희원은 특별한 빛과 밤시간의 고요와 정적이 작가의 섬세한 감성이 짙게 배어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현실을 더 아련하게 만듭니다.
따듯한 낭만과 정서적 충만감 가득한 <소설적 풍경>전으로 재해석된 풍경의 감성이 충분히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소요(逍遙)의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따듯한 봄 날 신세계에 대한 한결 같은 사랑에 대한 작은 보답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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