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일 교수의 작품은 전통화법을 바탕으로 하여 고전적이면서도, 필치가 살아 움직이는 듯하여 지적인 긴장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는 오랜 시간 전통화법을 집요하게 공부하고 사생하여 만들어진 결과물로 돌덩어리 하나를 집중적으로 관찰하며 그 안에 내재한 생명의 결을 개성적 준법으로 되살리는 작업과정의 결실입니다. 김천일 교수는 전통화법의 리얼리티를 찾기 위해 오랫동안 조선후기의 대가 겸재 정선, 원말사대가의 한 사람인 황공망의 그림을 임모했습니다. 그 후 산을 그리기 위해 처음에는 돌멩이를 다음에는 바위를 그 다음엔 봉우리를 그리는 식으로 점차 범위를 넓혀 산을 그려냈습니다. 이처럼 전통화의 도움을 받아 사실화의 체험적 묘사를 통해서 산을 중심으로 한 작가만의 현실 모사를 만들어냈습니다. 실경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풍경은 독특한 리얼리티를 만들어 냅니다. 현대적 감각으로 전환시켜 김천일 교수는 전통화법을 배웠어도 항상 현실을 바탕으로 출발해야 하며, 현실에 근거 했다 하더라도 표현하는 세계는 예술세계라는 다른 체계 위에 세워져야 한다는 신념 아래, 끊임없이 독창적인 조형언어를 담아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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