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지난 2007년 개최했던 제10회 광주신세계미술제의 수상작가인 정승 작가의 초대전이 열립니다.
정승 작가는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공산품들을 주로 사용하여 작품을 제작합니다. 자동차 부품, 이케아의자, 서랍장 등, 일상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사물들을 간단한 수작업 도구들을 사용하여 자르기, 비틀기, 접기 등을 통해 변형시키거나 또는 같은 재료를 반복적으로 이어 붙여서 공산품들의 원래의 이미지를 전혀 다른 이미지로 바꿔 냅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잘 짜여진, 계산된 구조를 갖고 있는 공산품들의 구조적 특성을 충분히 이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같은 종류의 비슷한 모델이 돌연변이가 되어 이전 것을 대신 하고, 더욱 복잡해진 기능과 부서지기 쉬운 재질로 변모해가는 것을 통해 현재의 사회 속에 내재된 속성을 대변하여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승 작가는 전북 정읍生으로, 프랑스 파리지역 세르지 국립 미술학교 (DNSEP학위/DNAP 학위)를 졸업하였으며, 창동 국립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청계창작스튜디오작가 등으로 최근 국내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주로 멀티탭을 소재로 한 설치작품과 회화, 드로잉 작품들이 전시됩니다. 전기가 사용되지 않은 세상을 상상할 수 없듯이 멀티탭은 우리 일상생활에서 아주 긴요하게 사용됩니다. 끊임없이 늘어만 가는 무수히 많은 전기를 사용하는 사물들을 작동할 수 있게 해주는 멀티탭은 단순히 전기를 연결해주는 기능만이 아니라 디자인적으로도 점점 그 기능을 향상시켜나가는 사물입니다. 마치 그 기능을 대변하기라도 하듯, 멀티탭들이 모여 거대한 조형물이 만들어졌습니다. 하나하나 연결된 멀티탭들 사이로 스위치가 작동하면서 깜빡이는 불빛은 멀티탭에 생명을 불어넣었습니다. 작품을 보노라면 멀티탭이 아닌 커다란 조형물을 위한 소도구처럼 느껴지기도 하며 전혀 생경한 느낌을 줍니다. 또한 평면 위에 그려진 멀티탭들은 마치 생명이 있는 사물처럼 자신만의 이야기를 화면 가득 내뱉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익숙한 사물들이 뱉어내는 생경한 풍경들을 통해 현재의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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