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세계갤러리는 신년맞이 특별 기획으로 삶을 짓다라는 제목으로 미술 본연의 기능에 대해 생각해 보는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짓다는 살기 위해 밥을 짓고, 옷을 짓고, 약을 짓는 것처럼, 단순하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노력과 정성으로 얻어지는 것에 대한 존중의 의미입니다. 일상의 순간이 전해주는 깊은 울림을 시각언어로 기록한 예술가들의 삶이 담긴 작품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전시는 1, 2부로 나뉘어서 진행되는데, 1부. 그리고,에서는 순수한 회화에 담은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삶을, 2부. 만들고에서는 전통적인 미술 재료가 아닌 복합매체로 다변화하는 삶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2부. 만들고, 전은 광주뿐만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마C, 안희정, 양문기, 이이남 네 작가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이들에게서는 몇 가지 공통 분모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미술의 전통적 경계를 넘어서 각자 말하려는 대로 매체, 조형언어 등 자신의 생각에 어울리는 옷을 적극적으로 선택했다는 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만이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각자의 방식으로 명료하게 암호화해 다양한 형태의 매개로 우리에게 말을 건네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제 많은 미술가들은 하나의 매체에서 다른 매체로 이동하고, 다양한 미학적 선택 사이에서 방황하거나 중복적 입장에서 동시적으로 작업합니다.
다변화 하는 사회 속, 미술에 있어서도 다양한 매체에 대한 관심은 당연할 것입니다. 이처럼 동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가 정교하게 축적해 낸 조형세계는 단지 낯설게만 보이지만, 그것이 내 것으로 되는 순간 우리 자신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생각과 태도가 그 안에 담겨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술과의 놀이는 예상치 못한 큰 기쁨을 주기도 합니다. 익숙한 것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며 예술을 통해 감수성을 회복하고, 그러한 과정이 우리를 도와 더 나은 삶, 더 나은 자아로 이끌어준다는 확신으로 지금 현재, 이곳의 미술을 관심 있게 들여다보시기를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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