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동시에 2018년 새해를 맞이하며 동서양의 명화를 디지털 매체로 가장 대중적으로 응용하는 영상작가 이이남과 함께 ‘Season’s Greetings with LOVE’ 전시를 개최합니다. 눈 내리는 겨울, 연말연시가 되면 멀리 있는 가족과 친구, 또는 고마움을 느꼈던 분들이 다시금 떠오르게 됩니다. 그 대상을 떠올리면 가슴 한편이 따뜻해지기도 하지만 자주 인사를 하지 못한 아쉬움이 들기도 하면서 새해에는 한번쯤 더 연락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생각나는 사람들에게 안부를 묻고 마음을 전하며 사랑을 표현하는 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행위 중 하나입니다. 이번 전시에서 이이남은 르네 마그리트, 로이 리히텐슈타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을 디지털매체로 재해석하여 사랑에 대해 다시 한번 묻고 생각하며, 사랑하는 대상들을 떠올릴 수 있는 전시를 마련하였습니다.
전시장 중앙에 자리한 영상 <이것은 사랑이 아니다>에서는 눈으로 뒤덮인 거대한 대나무숲 중앙에 세계 각지의 랜드마크가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마그리트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에 착안하여 사랑에 대해 역설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 작품은 추운 겨울 속 사랑과 마음을 나누는 따뜻한 연말연시의 분위기를 연출하고는 있지만 작품 앞에 선 관객에게 무엇이 진정한 사랑인지 되묻고 있습니다. 또 다른 TV속 영상에서는 만화를 회화로 도입해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문 대표적인 팝아티스트 리히텐슈타인의 작품 속 인물들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랑을 주제로 한 ‘로마의 휴일’, ‘사랑과 영혼’, ‘타이타닉’,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은 고전명화의 명대사를 인용하여 이이남 작가가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을 말풍선을 통해 재구성한 시리즈입니다. 소통의 부재와 관계의 단절과 같은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 작가는 사랑이라는 보이지 않는 실체를 언어와 디지털 매체로 시각화하여 감정의 표현인 대화와 한 마디의 말이 내재하고 있는 힘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최근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으로 이슈가 된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를 소재로 한 작품에서는 구세주의 왼쪽 손에 들린 유리구슬에 비친 현대인들의 일상모습을 통해 미술작품 자체의 가치와 함께 우리 삶의 가치에 대해 묻고 있습니다. 유리구슬에 투영된 우리의 모습과 서로 주고 받는 따뜻한 말 한 마디를 통해 진정한 사랑과 삶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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