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는 시공간을 초월해 역사 속 인물들을 한 폭의 그림 속으로 불러내 역사인식을 새롭게 정리하는 서기문의 초대전을 개최합니다. 초기의 서정적 이미지의 사실적 재현에서부터 지금의 역사 속 주요 인물들을 패러디한 독창적인 작품까지, 서기문은 끊임없이 실험하고 변화하며 시대정신과 더불어 미술의 사회적 기능에 주목해 왔습니다.
2007년, 작가는 「서기문의 광주정신」展에서 인물화를 중심으로 ‘광주정신’을 주제화했습니다. 이후 그의 인물작업은 역사적 재현을 넘어 현대적 구성 작업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뒤샹의 재판〉과 〈워홀의 체포〉등 현대미술의 핵심 인물들을 패러디한 작품들은 인문학적 사유와 유머를 담아내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그의 ‘동행’ 시리즈는 독창적인 인물 해석으로 미술작품을 읽는 특별한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그것들은 ‘서기문의 캐릭터작업’이라고 명명될 만큼 그의 작업에서 비중 있는 큰 한 줄기를 형성해왔습니다. 이번 「미술과 시대정신」展은 지난 해 무섭게 일어난 촛불혁명에서 깊은 감동과 영향을 받고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자유정신, 그것의 우수함을 특유의 캐릭터 작업으로 구성하고 표현한 새 테마 작업입니다.
이번 작업에서 그는, 역사적으로 위기와 시련의 시기마다 정의와 민주화의 불씨를 살려 오늘의 강하고 독보적인 자유 민주주의와 평화정신의 근거와 그 계기를 마련해준 인물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양심적 지식인이자 사상의 은사인 리영희 선생과 촘스키, 재심을 통해 무고한 사람의 무죄를 밝힌 박준영 변호사와 프랑스의 소설가 에밀 졸라, 5.18 시민군의 아름다운 리더인 윤상원과 체 게바라, 전태일과 노동자의 날을 만든 미국 해지마켓 사건의 희생자 열사들 등등.. 의기투합이 될 만한 동류의 영혼과 인물들을 시공을 초월하여 동행시키면서 여러 이야기를 만들어놓는 방식이 흥미롭습니다. 일단 관객에게 말 걸기를 시도하면서 숭고한 인물들에 대한 그의 예술적 가상 작업은 작품을 통해 그분들의 정신과 가치를 현재화하고 현대화하고자 하는 작업의 목표에 다가서고 있습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