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엽고 친근한 동물을 소재로 한 작품의 여섯 작가가 자신들의 친구를 소개합니다.
<헬로우, 마이 프렌드> 전시에는 그들의 만남과 헤어짐, 사랑과 상처, 교감과 치유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박형진의 회화와 빅터조의 조각에는 함께 지냈던 반려견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나 있고, 박성수와 이승구는 개와 고양이의 이미지를 통해 일상 속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변대용과 정승혜는 아이스크림을 먹는 백곰과 달무지개를 찾아 떠난 곰의 여정을 시리즈로 제작하여 삶에 대한 ‘위로’의 메세지를 전달합니다.
박형진과 빅터조의 작품은 작가 곁을 떠난 반려견에 대한 그리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박형진의 생일날 찾아온 ‘소라’가 2년여 만에 세상을 떠납니다. 이제 세상에 없는 ‘소라’를 생각하며, 생전에 함께 하지 못했던 일들을 상상해 그림 속에 나타냅니다. 하늘나라로 간 반려견을 그리워하는 반려인의 마음을 담아 세상의 모든 반려동물들과 그들의 보호자들이 행복했으면 하는 작가의 소망이 담겨있습니다. 빅터조는 작업실에서 키우던 ‘바우’의 모습을 다양한 입체조각으로 재탄생 시킵니다. 귀엽고 우스꽝스런 외모와는 달리 성격이 거칠고 늘 말썽을 부렸던 ‘바우’, 이제는 곁에 없지만 영화와 명화 속의 유쾌한 캐릭터로 다시 태어나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하얀 개 ‘빙고’와 빨간 고양이 ‘모모’는 심오한 듯 위트 있는 제목을 가진 박성수 작품의 주인공입니다. ‘빙고’와 ‘모모’는 나와 너,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흔히 접하는 소소한 이야기를 통해 대중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이끌어 내고자 합니다. 진정한 소통이 작업의 목표인 작가는 작은 기억의 파편들을 꺼내어 삶에 대한 의미를 찾아가는 작업을 합니다. 이승구는 오랫동안 해외에서 이방인으로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띵구’를 통해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사회적 관념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겉으로는 귀엽게 생겼지만 여전히 사나운 사냥개의 본능을 가진 불테리어처럼 사회적 제도에 아무 문제 없이 순응하는 듯 하지만 동시에 자유롭고 싶은 작가의 순수함과 열망이 작품 안에 녹아있습니다.
변대용은 특유의 동글동글한 동물의 이미지와 산뜻한 파스텔톤의 색감으로 ‘아이스크림을 먹는 백곰’ 시리즈를 선보입니다. 빙하가 녹아 내리는 현실 속에서 백곰은 사람과 함께 아이스크림을 찾아 나섭니다. 아이스크림은 곰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 하지만 지금의 고단함과 걱정을 덜어주는 위로와 위안의 음식인 것입니다. 재치 있게 표현된 그의 작품에서 우리의 현실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번뇌의 달은 모두 별이 되리’의 텍스트를 재구성한 정승혜의 드로잉에는 알록달록하고 밝은 색채 뒤에 슬픔과 고난이 숨겨져 있습니다. 매일 밤 달을 바라보며 별을 찾고자 했던 갈색 곰이 여러 고난 과정을 겪으면서 달도 별도 스스로가 부여한 의미의 색과 반짝임을 지니고 있음을 깨닫는 내용입니다. 거창하지 않은 친근한 동화적 이미지에서 누군가에게 삶의 작은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작가의 바램이 느껴집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여섯 동물 친구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삶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각기 다른 귀여운 이미지 속에 담긴 감정과 메시지들은 사뭇 진지하면서도 울적했던 마음을 달래주고, 미소를 짓게 만들어 줍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하지만 가볍지 않고, 유희적이지만 진지하게 표현된 동물 친구들과 함께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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