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숙영의 이번 개인전은 <여행가방 속의 삶>이라는 제목으로 바디 페인팅과 오브제 작업의 설치미술을 보여준다.
이는 과거 캔버스 작업으로 이루어진 디지털 형상전이 작업을 확장시킨 새로운 조형언어다. 특히 이번 전시는 오브제 설치의 공간 실험과 장식적이며 화려한 바디 페인팅을 선보이면서 기존의 신체적 이미지 표현을 확대시키며, 나아가 인체의 캐스팅 기법에 의한 신체 조각이나 바디 페인팅의 창조적 이미지 변형, 그리고 여행 가방을 이용한 디지털 형상전이 등으로 여행이 의미하는 주제의식을 강조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그의 여행가방은 우리의 현실을 상징하면서 병든 현대적 삶을 치유하려는 시각예술로, 새로운 유토피아를 찾아 나서려는 작가의 개인적 의지의 결집으로 보인다.
정숙영의 바디 페인팅이나 디지털 이미지 변형은 상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드라마 전개로 마치 현실에 가상세계라는 시뮬라시옹 속에서 진행되는 느낌이다. 시뮬라시옹은 뉴미디어 시대를 대변하는 키워드이다. 마치 진짜 같은 가짜, 가짜 같은 진짜라는 미디어 이미지 생산으로 시뮬라시옹이라는 가상세계가 탄생된다.
초현실적 분위기 연출의 철망 여행 가방, 각종 작은 오브제들로 가방에 붙여지는 이름표와 티켓, 여권 등이 디지털 이미지들과 어우러진 가상세계인 동시에 우리 현실과 삶의 풍경이다. 정숙영의 <여행가방 속의 삶>은 단순한 패키지여행을 원하거나 그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을 드라마처럼 꾸며 나가면서 삶의 아픈 곳을 치유하고 고단한 일상과 지루함에서 벗어나 자신이 살아있음을 확인하게 하고자 하는 시각적 모험인 것이다. 유재길(홍익대 교수) 평론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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