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는 사진작가 이정록씨의 개인전이 열립니다.
이정록씨는 자신의 개인적인 상황들을 다른 대상에 감정을 이입하는 형식으로 상징화해 표현한다거나 땅과 역사에 대한 집단적인 무의식을 아키타입의 형식으로 들춰 낸다거나 정신적이고 영적인 분위기를 신화와 결합된 형식으로 풍경화해 보여주는 작업 등을 통해 인간의 삶을 고양시키며 치유해내는 사진이라는 독특한 작품세계를 열어 왔습니다.
이번 전시 작품 시리즈는 보이지는 않지만 인간의 삶 속에 깊이 개입하고 있는 신화적이고 영적인 세계를 작품화 한 것입니다. 태초 이래로 존재해왔지만 볼 수는 없었던 생명의 실체 곧 영적인 아우라에 휩싸여 있는 신비로운 생명나무를 바라보게 합니다. 영적인 이야기와 이미지들을 화면 가득 내밀하게 수 놓은 방식은 이미 이전의 신화적 풍경, 사적, 성소 등의 작품들을 통해 드러나고 있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생명나무에만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미지는 연출된 이미지이긴 해도 컴퓨터 그래픽으로 가공된 이미지는 아닙니다. 빛이라는 자연재료와 카메라라는 인공재료 그리고 약간의 설치물을 이용해 수작업을 통해서 만든 시간과 공이 많이 들어간 이미지인 것입니다. 이러한 작업 과정 속에서 빛은 사진을 가능케 하는 질료로써 뿐 아니라 순간적인 깜박임을 통해 영원의 모습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매체로도 기능했습니다.
특히 이번 전시 작품은 그 배경을 자연에서 무대로 옮기면서 이전의 작품들에 비해 한 편으론 소박한 느낌이 강해졌는가 하면 다른 한 편으론 극적인 느낌이 강해지는 나름의 변화를 겪었습니다. 이는 이정록씨가 생명나무에 깃들어 있는 영적인 아우라를 강조하기 위해 배경을 제거한 체 오로지 나무와 빛의 변주에만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으로써 보이는 세계의 이미지는 줄어들었지만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인상과 여운은 더욱 강렬해진 색다른 결과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이정록씨의 이 같은 담백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로 충만한 사진작업은 감상자로 하여금 인간의 삶과 역사 속에 개입하고 있는 영적인 세계를 새롭게 보고 느끼며 경험토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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