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갤러리에서 9월 16일부터 10월 18일까지 <단장(丹粧)>전을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걸쳐 옛 여인들이 사용했던 화장 도구와 장신구 및 현대 회화 작품 등 총 100여 점을 선보입니다. 옛 여인들이 생활 속에서 아끼고 애용했던 경대, 빗, 화장품, 유병, 분합, 노리개, 비녀, 뒤꽂이, 가락지와 같은 아름다운 소품들을 통해 우리 전통 문화의 가치와 참된 의미를 되짚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 전시는 10월 18일까지 신세계갤러리 부산 센텀시티, 인천점, 광주점에서 순회 개최될 예정입니다.
고려시대 기록부터 나오기 시작한 ‘단장(丹粧)’이란 말은 “얼굴을 곱게 하고 머리나 옷맵시를 매만져 꾸미거나 산뜻하게 모양을 내어 꾸민다”는 의미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여인의 단장에 사용되는 것은 화장품과 장신구였습니다. 옛 여인들은 화장품으로 백옥 같은 얼굴을 위한 분백, 붉은 입술을 위한 연지, 머리를 정리하기 위한 머릿기름이나 향유를 사용했습니다. 여인의 장신구로는 몸을 장식하는 노리개, 가락지와 머리를 장식하기 위한 비녀, 뒤꽂이 등이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려시대 귀족들의 세숫대야, 머릿기름을 담았던 청자 유병, 조선시대 여인들의 경대, 백분을 담았던 분합, 장신구 등의 유물을 비롯해, 동백씨, 피마자씨, 분꽃씨 등 실제 화장에 사용된 천연재료 등도 함께 선보일 예정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성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열망은 본능과 같았습니다. 유교 사회였던 조선시대 여인들 역시 다양한 장신구로 자신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고 싶어했습니다. 비녀와 뒤꽂이로 삼단 같은 머릿결을 뒤에서 마무리하는가 하면, 첩지를 쪽찐 머리의 가르마 중간에 꽂아 단아한 자태를 뽐내기도 했습니다. 또한 사랑의 증표였던 가락지, 실용성과 장식성을 겸비한 귀주머니, 한복 입은 여인의 멋을 더해주던 노리개는 여인의 분신과도 같은 장신구였습니다. 단순한 미적 요소뿐만 아니라 그 장신구들이 지닌 상징적인 의미에 중점을 두었던 선조들의 철학을 되새기며 조선시대 여인의 단장하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장신구(裝身具)는 자신을 꾸밈과 동시에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명나라에 바치는 예물로 인해 금의 사용이 규제되고 유교이념과 복식의 변화에 따라 점차 장신구가 간소해졌습니다. 목걸이ㆍ팔찌ㆍ귀걸이 등의 착용은 거의 사라지게 되었고, 순금보다는 도금의 사용을 권장하였습니다. 머리 장식품으로는 여성들의 가체머리와 쪽머리 장식을 위한 떨잠ㆍ비녀ㆍ뒤꽂이ㆍ첩지 등이 있었고, 몸치레 장신구로는 노리개ㆍ장도ㆍ가락지 등이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일 옛 여인들의 화장용구와 장신용구를 통해 그녀들이 발견하고 싶었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또한 그녀들의 삶은 어떠했는지, 그리하여 그 시대는 어떤 모습이었을지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전통 화장유물과 다류(茶類)유물을 주로 소장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설화수와 신세계갤러리의 공동주최로 이루어졌습니다. 아모레퍼시픽 설화수는 삼국시대에서부터 조선시대 말의 각종 화장용기ㆍ화장품ㆍ장신구ㆍ여성생활용품 등 1500여 점의 화장유물을 비롯하여, 이 외에도 차용기 및 용구, 다서 등 다류(茶類) 유물이 소장ㆍ전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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