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속에서도 생명은 이미 준비되고 있었다는 것을 경이롭게 확인하는 계절입니다. 봄의 변화 길목에 자리잡고 우리의 들숨을 간질이는 작지만 아름다운 숲을 그려낸 전시를 준비하였습니다.
<우리의 숲>은 세밀화가 윤봉선과 플라워 아티스트 요코야마 미에코의 작품으로 우리 주변에 있으나 쉽게 발견하지 못했던 생명의 아름다움을 담고자 합니다.
윤봉선은 숲에서 발견한 작은 생명들의 투명한 형상을 수채물감으로 종이 위에 정밀하게 묘사합니다. 여러 종류 야생식물의 섬세한 표정과 특징을 눈에 보일 듯 말 듯한 연약한 뿌리털 하나까지 챙겨 표현합니다. 놀랍도록 명징한 작품은 작가의 치밀한 관찰력 속에 담긴 살아있는 것들에 대한 따듯한 시선을 느낄 수 있도록 합니다.
요코야마 미에코는 주로 숲이나 길가에서 채집되는 식물과 씨앗을 재료로 리스(Wreath)와 아상블라주 상자를 제작합니다. 식물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코야마 미에코는 숲의 조각들을 모아 동그란 리스와 네모난 상자 안에 자신만의 이상적인 숲을 만들어냅니다.
<우리의 숲 - 윤봉선 + 요코야마 미에코>에서 두 작가는 식물에 대한 관심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지만, 작은 식물 하나에서 큰 생명의 모습을 보고, 소소한 것에서 깊은 경이로움을 발견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서로 상응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움의 실상이 결코 특별함에만 있는 것이 아니며 일상의 주변에 있는 평범한 것을 애정을 담은 시선으로 찬찬히 들여다 보는 것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작가들의 눈을 통해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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